코스닥협회 VISION

SPECIAL THEME 빅블러 혁명Big BlurRevolution모든 경계가 사라지는빅블러 혁명중세와 근대를 구분하는 사건인 르네상스는 피렌체를 중심으로 유럽과 아랍의 과학자, 예술가 등이 교류하면서 시작됐다. 근대와 현대산업사회를 나누는 산업혁명 역시 영국이 해상강국으로 급성장하며 동서양 교역의 중심지로자리를 잡은 데에서 출발했다. 식민지로부터들여오던 면직물의 가공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계화를 촉발한 것이다.이처럼 역사적으로 대단히 격렬한 사회·문화적 변화를 겪었던 시대에는 공통된 특징이 하나 있다. 바로 그 이전까지 명확하던 경계가 사라지면서 서로 구분되던 다른 것들이 섞이는과정을 겪은 것이다.요즈음 우리는 또다시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주변에서 현재 진행형으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변화는 미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를 살펴보기 전에 우선경계융화란 용어를 간단히 정의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융합, 컨버전스, 퓨전, 하이브리드등 여러 용어가 존재한다. 기존의 융합 개념이 다분히 신상품 또는 신사업 개발이라는 결과 지향적인 관점에서 전개되었다면, 경계융화는 비즈니스 영역에서 주요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과정에 주목한다. 서로 명확히 다르다고 여겨지던 것들이 어느덧 닮아가고 있는것이다. 하나의 시대적 흐름이 되고 있는 이런 현상을 일컬어 비즈니스 경계선을 지우는새로운 혁명, 즉 빅블러 혁명으로 통칭하여설명한다.경계를 사라지게 하는기저의 변화들빅블러 혁명을 일으키는 기저에는 최근 스마트폰 등의 기술 혁신 외에도 몇 가지 사회 변화가동시에 작용하고 있다.우선 인구 고령화에 따라 지속적 현금 흐름 창출에 곤란을 겪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개인들의 적극적인 투자의욕을 감소시키고 보수적 자산 운용 증가로 이어진다. 미국, 유럽의금융위기 이후 고착화된 경기침체와 저성장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소비를 위축시키고 기업의설비투자를 꺼리게 하고 있다. 국제사회 역시강국 중심의 리더십이 약화되고 다극화의 변화가 존재한다. 이제 기업은 대중으로서의 소비자보다는 개인들의 마음속에 숨겨진 니즈를 찾아내는 데에 골몰하고 있다. 고객 접근 측면에서는 매스 커스터마이징(Mass Customizing)과개인화 욕구 충족이 차별화 요소로 떠오르고있다.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에 의해 항상접속이 가능하고 전 세계의 정보와 사람이 실시간으로 이어지는 초연결 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또한 환경문제의 대두 등으로 기업에게 수익성과 고용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경계가 사라지는 빅블러 혁명에 의한 변화는크게 여섯 가지로 꼽을 수 있다. 기업 활동에서 소비자 참여와 관계형 비즈니스가 늘고 있고, 기업 간 가치사슬에 있어 서비스화와 비즈니스 모델 충돌이 증가한다. 그리고 산업 간의경계가 파괴되고, 스마트폰에 의해 이른바 디지털 생태계화가 촉진되고 있다.기업활동가치사슬산업구분 과거 빅블러 시대소비자 역할 상품 구매, 제한적인 기업 활동 보조 기업 활동의 주요 영역에 참여기업 관심사 고객과의 거래 고객과의 지속적 관계서비스 역할 고객 서비스 차원 지속 성장 모델비즈니스 모델23만 명이 넘는커뮤니티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쿼키는 새로운 디자인의 자전거를일반인들의 도움을 받아서단 하루 만에 디자인하고제품으로 만들어 주목받았다.우리는 고객 서비스 회사인데,신발을 팔고 있을 뿐이다.동일 시장,유사한 가치 및 접근 방식시장 재정의,차별화된 가치 및 접근 방식산업 장벽 고유 역무 존재 산업 간 경계 초월경쟁 범위 단일 기업, 가치사슬 간 생태계 중심으로 확대사는 자와 파는 자의경계가 사라진다소비자와 기업은 이제 일회성 거래가 아닌 장기적인 관계를 기반으로 소통하며 발전을 꾀하고 있다. 커뮤니티 기반의 협업과 인간적인소통의 모습이 기존에 명확했던 소비자와 기업 사이의 경계를 지우고 있다.● 소비자 협업의 시대 - 쿼키미국의 쿼키(Quirky)는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주는 비즈니스를 진행하는회사다. 23만 명이 넘는 커뮤니티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쿼키는 새로운 디자인의 자전거를일반인들의 도움을 받아서 단 하루 만에 디자인하고 제품으로 만들어 주목받았다. 그들은선댄스TV를 통해 실시간으로 방송하면서 사람들에게 자전거 아이디어를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800명 정도가 참여한 가운데 최종 선정된아이디어를 컴퓨터로 설계한 후 바로 3D 프린터로 부품을 찍어서 조립하여 시제품 자전거로제작했다. 이는 소비자와의 협업을 기반으로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의 지평이 상상 이상으로넓어졌음을 의미한다.● 대화하는 기업 - 자포스관계형 비즈니스를 대변하는 자포스(Zappos)는 “우리는 고객 서비스 회사인데, 신발을 팔고있을 뿐”이라며, 고객을 행복하게 하고 인간적으로 친밀해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다른회사의 경우 콜센터가 따로 있고 콜센터 직원들이 하루에 몇 번 콜을 처리했는지를 실적으로 관리한다. 하지만 자포스는 대다수 직원이고객의 콜을 받는 것에 익숙하고, 몇 건의 콜을처리했는지 보다는 단 한 명의 고객이라도 최고의 만족을 느끼게 했는지를 중요시한다. 주변에 피자집이 어딘지 묻는 고객에게도 친절히응해주고, 때론 직원이 고객에게 인생 상담까지해준다. 신발이 아닌 행복을 배달하는 회사인이곳을 보고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조스(JeffBezos)가 그 문화를 사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처럼 전통적인 의미의 거래가 아닌 관계가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작은 것과 큰 것의경계가 사라진다경계가 사라지는 변화는 작은 것과 큰 것의 차이점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미 많은 것이 집단 저작라이선스에 의해 무료화되고 있으며, 개인이나082013 June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