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내일신문1066호

생활 11
수원내일신문|2015. 3. 29|1066호
육식 금지 때문에 탄생한 아이러니한 음식
우리가 즐겨 먹는 돈가스. ‘포크커틀릿’이라 불리는 이 음식,
어느 나라에서 왔을까? 돼지고기에 빵가루를 입혀
기름에 튀긴 서양식 요리지만, 돈가스의 기원은
일본 메이지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돈가스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 밥상에서 음미해보자.
심정민 리포터 request0863@naver.com
사진 오병돈 도움말 이수연(요리 연구가)
참고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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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원래 고기를 먹지 않는 나라였다.
7세기에 불교를 국교로 받아들이면서 덴무
천황이 육식 금지법을 만든 것. 1872년 메이
지 천황이 그 법을 없애기까지 일본 사람들
은 자그마치 1천년이 넘게 고기를 먹지 않았
다.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는 데 적극적이던
메이지 천황은 “일본인도 서양인처럼 고기
를 먹어야 체력이 강해지고 체격도 커진다”
고 천명하면서 고기 먹기를 장려하기에 이
른다.
돈가스, 시초는 쇠고기?
돈가스는 어떻게 진화해서 지금의 모습이 됐을
까? 처음에 돈가스를 만들 때는 쇠고기를 사용했
다. 그러다가 닭고기를 쓰기 시작했고, 마지막에
돼지고기로 바뀐 것. 두께도 처음에는 지금보다
많이 얇았다. 고기가 두꺼운 만큼 육식에 대한 거
부감이 컸기 때문일 터. 빵가루 역시 얇은 빵가루
를 쓰다가 나중에 크고 두툼한 일본식 빵가루로
바뀌었다.
History note 일본 수험생, 시험 전날 먹는 음식
돈가스( 豚 カツ とんかつ)는 서양의 커틀릿에서 유래한 일본 요리. 돼지고기 등심을
2~3cm 두께로 넓적하게 썰어 빵가루를 묻힌 뒤, 기름에 튀겨 일본식 우스터소스나 밥,
채소 샐러드(주로 양배추 채 썬 것)를 곁들여 먹는다.
원래 돈가스는 영어 ‘cutlet’의 일본식 발음인 ‘카츠레츠(カツレツ)’라고도 하며, 음식명의
‘카츠’(カツ)’가 ‘이기다’라는 뜻 일본어 동사 ‘카츠( 勝 つ かつ)’와 발음이 같아 일본에서는
수험생들이 시험 전에 합격을 기원하며 먹는 필수 음식이다.
그러나 무려 1천 년 동안 육식을 멀리하던
일본인에게 고기는 누린내 나는 역겨운 식
품일 뿐.
“왕의 명령으로 먹기는 먹어야겠고, 일단
불편한 뼈를 발라 고기만 납작하게 만들어
튀겨 먹자.”
돈가스의 창시자 시마다 신지로는 서양의
커틀릿을 일본 사람들도 먹기 편한 고기로
변형했고, 도쿄에 개업한 식당에 마침내 새
메뉴로 돈가스를 올린다.
돈가스는 젓가락으로?
튀기는 방법도 원래는 부침개 처럼 넓은 냄비에
기름을 두르고 부치다가 나중에 지금의 튀기는 방
식이 생겼다. 돈가스를 접시에 담을 때도 한입씩
먹기 좋게 담고, 소스 없이 먹다가 돈가스가 점점
진화하면서 소스를 얹은 돈가스가 탄생했다.
칼과 나이프를 사용해 썰어 먹는 왕돈가스는 독창
적인 한국식이라 할 수 있다.
돈가스와 양배추, 어떤 조합?
돈가스에 양배추가 올라가는 이유는 뭘까? 돼지
고기와 양배추의 음식 궁합이 환상적이라서 그럴
까? 결론부터 말하면 No. 식당에서 돈가스를 팔던
일본인들이 서양의 육식 요리에 채소와 과일이 곁
들여지는 것을 보고 돈가스에 적당히 싸고 양 많
아 보이는 채소를 찾다가 양배추를 올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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