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2.2015 Views

2014 강남(대치)학원가이드북

2014년 3월 강남(대치) 초중고 학부모 총회에 맞춰 제작 배포한 학원&생활가이드북입니다. 표지는 나라갔네요...^^ 참고로 전국 10개 지역에서 비슷한 포맷으로 발행되었습니다..

2014년 3월 강남(대치) 초중고 학부모 총회에 맞춰 제작 배포한 학원&생활가이드북입니다. 표지는 나라갔네요...^^
참고로 전국 10개 지역에서 비슷한 포맷으로 발행되었습니다..

SHOW MORE
SHOW LESS

Create successful ePaper yourself

Turn your PDF publications into a flip-book with our unique Google optimized e-Paper software.

156<br />

157<br />

‘아베샘’의 전설 속에 싹트는 의리<br />

무슨 수학 교실이 이렇게 예쁠까. 교실 벽면을 따라 뫼비우스의 띠부터<br />

오각뿔, 델타 다면체, 테트라포드까지 70여 개 수학 교구가 쭉 장식되<br />

었다. 스크린 칠판을 비롯해 사방에 10개가 넘는 화이트보드가 있고,<br />

리모컨으로 작동하면 칠판은 사라지고 창문이 나온다. 이런 교실의<br />

풍경 속에서 만난 박윤근(41) 교사는 행복해 보였다. 어릴 적부터 교<br />

사가 되고 싶었다는 그는 양정고 출신의 목동 토박이다. 양정고에<br />

입학하면서 모교의 수학 선생님이 되는 것을 꿈꿨고, 마침내 이루<br />

었다.<br />

“고1 때부터 진로 희망난에 ‘양정고 수학 교사’라고 썼어요. 그때<br />

의 담임선생님과 지금 함께 근무하지요. 대학에 가서도 매년 모<br />

교를 찾아 저의 미래를 꿈꾸고, 군대에서도 모교 수학 선생님의<br />

정년을 일일이 계산하며 제대 시기에 맞춰 정년이 되는 선생님<br />

의 자리를 노렸고, 마침내 그 자리에 들어 왔지요. 하하.”<br />

수학 전공자답게 치밀한 계획과 계산으로 자신의 꿈에 다가섰다지만, 정작 그는 ‘아이들과 놀고 싶<br />

어서’ 교사의 꿈을 꾸었다. 축구와 농구 실력은 물론이고 태권도 7단, 덕분에 생활지도의 지존이며 그림과 노래에도 일가견<br />

이 있어 주변에서는 그를 ‘수학 빼고 다 잘하는 수학 교사’라고 부른다.<br />

제자이며 후배이기도 한 아이들에 대한 그의 관심과 애정은 일본의 악독한 순사 이름인 ‘아베샘’이라는 별명이 증명해준다. 최근<br />

10년 동안 고3 담임만 여덟 번 맡은 아베샘이 담임이 되면 그 반에서는 매년 통과의례가 있다. 올해 열심히 공부해보자는 각오를<br />

다지며 삭발(반삭) 하는 것.<br />

“너희에게 머리(외모)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 그러니 삭발을 통해 ‘공부에 전념하겠으니 선생님이 도와주세요’라는 의지를 보여<br />

줘. 그럼 나도 야간 자율 학습 11시까지 너희와 함께 있을 거야. 내게도 중2, 초5 자녀와 가정이 있지만 그 소중함을 잠시 미룰 테<br />

니까.”<br />

이런 의리의 거래()를 믿고 따라주는 제자들이 사랑스럽고 고맙기만 하다. 올해는 갑작스런 누님의 죽음으로 삭발 지시를 할 의<br />

욕조차 없었는데, 놀랍게도 처음 만나는 날 아베반 아이들 전원이 삭발을 하고 나타나 그를 감동시켰다. 반삭 투혼 덕분에 학생<br />

들은 용기와 열정이 넘쳐난다. 1박 2일의 생활관 수업도 그 연장선이다. 반 대항 축구 시합으로 결속을 다지고 학부모와 선배들과<br />

함께 입시 설명과 진학 상담을 진지하게 나눈 뒤 삼겹살 파티로 마무리한다. 반삭으로 맺어진 끈끈한 유대감으로 친구는 경쟁 상<br />

대보다 지독한 고3 시기 동료로서 추억을 만들어간다.<br />

학생의 절반가량이 나가 10여 개 화이트보드에 문제를 푸는 동안 박 교사는 학생들과 대화하며<br />

팁을 주고 이론을 설명한다. 학생들은 친구들의 다양한 풀이 과정을 자신과 비교해보고<br />

다른 점의 원인을 찾는다.<br />

차별화된 수학 환경이 문제 풀이의 시너지<br />

박 교사가 주도적으로 설계한 수학 교실은 이상하고 아름답다. 천장에 달린 알록달록 다양한 수학 교구들과 최첨단 화이트보드<br />

가 사방에 펼쳐진다. 딱딱한 수학 문제를 풀어야 하는 부담감을 줄여주고, 뭔가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대감도 드는 멀<br />

티플렉스 시스템이다. 전자 교탁에는 녹화용 PC와 강의용 PC가 있고, 천장에는 전자 교탁과 연결된 빔 프로젝트와 캡처용 카메<br />

라 석 대가 달렸다. 카메라가 10여 개 화이트보드를 촬영한 영상을 PC로 보내면 빔 프로젝트를 켜서 교탁 옆 스크린 칠판에 띄운<br />

다. 교실 뒤편 LCD 모니터를 통해 박 교사가 학생의 풀이 과정을 보며 수업한다는 점도 이채로웠다.<br />

박 교사는 수업 시간 중 30%를 이론 설명에 투자한다. 이론 수업은 개념과 원리에 대한 설명이므로 한눈팔면 문제를 제대로 풀<br />

수 없다. 수업하는 학생 절반가량이 나가 10여 개 화이트보드에 문제를 푸는 동안 박 교사는 학생들과 대화하며 팁을 주고 이론을<br />

설명한다. 학생들은 친구들의 다양한 풀이 과정을 자신과 비교해보고 다른 점의 원인을 찾는다. ‘하나의 정답, 여러 개의 풀이!’를<br />

지향하며 토론을 통해 배우는 수학 수업은 양정고 수학과 교사들이 모여 기획한 작품이다.<br />

수능을 끝낸 고3 학생들의 수업을 볼 수 없어 아쉬워하자, 박 교사는 공놀이하던 1학년 학생들을 교실로 불러들인다. 칠판에 문제

Hooray! Your file is uploaded and ready to be published.

Saved successfully!

Ooh no, something went w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