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현순 - 한국브레히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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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브레히트와 현대연극<br />
브는 황급히 집으로 돌아가서 미친 듯이 날뛰는 골렘의 머리에서 양피지를 빼내자,<br />
골렘은 다시 진흙덩어리가 되었다. 이때부터 프라하 지역에서는 금요일 저녁마다 안<br />
식일을 위한 찬양가를 두 번 불렀다고 한다. 폴란드 전설에서 골렘은 점토로 변한 뒤<br />
그의 창조자를 파멸시켰다면, 프라하 전설에서 골렘은 유대인 공동체에 위협을 가한<br />
뒤 그의 창조자에 의해 다시 진흙덩어리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다. 이러<br />
한 서로 다른 결말에도 불구하고, 폴란드 전설과 프라하 전설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은<br />
골렘의 이중적인 성격이다. 골렘은 한편으론 온갖 집안일을 도맡아하는 인간의 하인<br />
으로 인식되었으며, 다른 한편으론 엄청난 힘으로 인간에게 위협을 가하는 괴물로서<br />
인식되었다.<br />
민간에 떠돌던 골렘 전설이 문학적 소재로 정착하기 시작한 것은 무엇보다도 야콥<br />
그림 Jacob Grimm이 1808년 은둔자를 위한 신문 Zeitung für Einsiedler에 골렘 전<br />
설을 발표하면서부터이다. 이 신문에 실린 골렘 전설이 일반들에게 널리 알려지면서<br />
독일에서는 골렘을 소재로 한 다수의 문학작품들이 발표되었다. 아힘 폰 아르님<br />
Achim von Arnim의 이집트의 이사벨, 카를 황제 5세의 첫사랑 Isabella von<br />
Ägypten, Kaiser Karl des Fünften erste Jugendliebe, 에.테.아. 호프만 E.T.A.<br />
Hoffmann의 비밀 Die Geheimnisse, 루드비히 티크 Ludwig Tieck의 허수아비 Die<br />
Vogelscheuche 등이 그것이다. 낭만주의 작가들 사이에서 골렘은 종종 도플갱어 모<br />
티브로 사용되었다.<br />
이후 골렘 소재는 20세기 초 현대작가들에 의해 새로운 조명을 받게 되었다. 아르<br />
투어 홀리처 Arthur Holitscher의 드라마 골렘 Der Golem(1908), 구스타프 마이링크<br />
Gustav Meyrink의 소설 골렘 Der Golem(1915), 유다 로젠베르크 Juda Rosenberg의<br />
소설 골렘과 더불어 일어난 랍비 뢰브의 기이한 사건들 Wundertaten des Rabbi Löw<br />
mit dem Golem(1920) 등과 같은 작품들이 이에 속한다. 골렘 소재는 문학에서 뿐만<br />
아니라, 이 시기에 새롭게 등장한 영화에서도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20세기 초 신<br />
낭만주의 및 표현주의의 영향을 받아 골렘 소재는 민간전설에서 유포되던 것과는 달<br />
리 크게 두 가지 성격으로 묘사되었다. 골렘은 한편으론 구스타프 마이링크의 소설에<br />
서처럼 신비적이고 환상적인 도플갱어로 묘사되었으며, 다른 한편으론 아르투어 홀<br />
리처의 드라마 작품에서처럼 인간이 되고자 하는 골렘의 비극적인 측면이 강조되었<br />
다. 13) 이 가운데 흥미로운 것은 홀리처의 드라마 작품인데, 이 작품에서 골렘은 랍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