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현순 - 한국브레히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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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브레히트와 현대연극<br />
신과 더 이상 구분되지 않는 ‘새로운 인간 종’을 만들어 내려는 욕망을 실현하고자<br />
한다. 2) 이를 통해 제기되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이들 피조물들은 과연 인간에게<br />
있어서 어떤 존재인가라는 존재론적인 물음이다. 즉 인간에 의해 창조된 인간의 피조<br />
물은 인간인가, 혹은 인간이 아닌가? 역으로 이러한 피조물의 창조는 인간이란 무엇<br />
이고,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경계는 과연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br />
본고는 여기서 인간창조의 가장 오래된 형태에 속하는 골렘을 구체적인 실례로 들<br />
어 인간과 골렘 사이에서 제기되는 근본적인 문제를 성찰해 보고자 한다. 골렘창조에<br />
대한 논의는 중세 유대교 신비주의 전통에서 본격화되었으며, 이후 근대에는 민간전<br />
설로 유포되었다. 20세기 초 골렘은 문학이나 영화 등 대중매체에서 인기 있는 소재<br />
로 차용되어 널리 보편화되기 시작하였다.<br />
본고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독일의 영화감독 파울 베게너 Paul Wegener의 무성영<br />
화 (1920) 3)<br />
는 지금까지 크게 세 가지 시각으로 분석되어 왔다. 하나는 정치적인 시각인데, 지그<br />
프리트 크라카우어 Siegfried Kracauer는 그의 칼리가리에서 히틀러까지 Von<br />
Caligari zu Hitler(1947)에서 베게너의 영화를 정치적인 관점에서 황제와 랍비 뢰브,<br />
즉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의 갈등구조로 파악하고 있다. 4) 또 다른 시각은 표현주의<br />
적 예술로서의 시각인데, 로테 아이스너 Lotte H. Eisner는 그녀의 마적 스크린 Die<br />
dämonische Leinwand(1955/1975)에서 빛의 효과 및 독특한 건축양식을 통해 베게너<br />
의 영화를 표현주의 영화의 전통선상에서 보고 있다. 5) 베게너의 영화에 대한 세 번<br />
째 시각은 호러영화로서의 관점인데, 게오르크 제슬렌 Georg Seeßlen과 페르난트 융<br />
Fernand Jung은 그들의 저서 호러: 호러영화의 역사와 신화 Horror: Geschichte und<br />
Mythologie des Horrorfilms(2006)에서 베게너의 을 마법을 통해 생명을 얻은<br />
진흙덩어리가 인간에게 위협을 가하는 호러영화의 한 장르로서 파악하고 있다. 6)<br />
2) 현대 첨단 과학기술로 제작된 인공적 피조물과 생물학적 인간 사이의 유사성으로 인해 야기되는<br />
‘섬뜩한 감정’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조하기 바란다. 유현주: 두려운 낯설음 – 프로이트, 호프<br />
만, 키틀러 그리고 언캐니 밸리. 실린 곳: 브레히트와 현대연극 제23집(2010년 8월). 203-221쪽.<br />
3) 이하 (1920)으로 표기함.<br />
4) Kracauer, Siegfried: Von Caligari zu Hitler. Eine psychologische Geschichte des deutschen Films.<br />
Frankfurt/M.: Suhrkamp 1999. S. 121f.<br />
5) Eisner, Lotte H.: Die dämonische Leinwand. Frankfurt/M.: Kommunales Kino 1975. S. 50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