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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2013 봄호 - 프랑스문화예술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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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 2013 프랑스문화예술연구 제<strong>43</strong>집<br />

겠지만, 그들에게 현재 필요한 것은 인간의 존엄성 즉, 자유다. 힘없는<br />

이들은 이제 “땅을 부쳐 먹고 살 수도, 마을을 보호할 수도, 수천가지 불<br />

행을 벗어날 수도 없기에, 누구도 만만히 볼 수 없고, 명예롭기 이를 데<br />

없으며, 자존심이 드높은 그들이 또다시 노예가 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br />

에 떠나야만 했다”(PAS, 32). 이 주인공들이 타지를 헤매야하는 유랑의<br />

길을 선택한 것은 스페인의 중남미 대륙 정복시절 노예로 전락했던 아이<br />

티 주민들의 역사와 1914년부터 1934년까지의 미국의 아이티 강점에 대<br />

한 기억으로 영원한 상처를 입고 살아야 했던 에밀의 역사의식이 반영된<br />

결과이리라 9) . 하지만 에밀이 망명의 길을 오를 때와 마찬가지로 10) , 이<br />

땅의 인간임을 가슴 깊이 심은 11) 아메데도 다시 돌아올 것을 다짐한다.<br />

“내가 떠날 생각을 한 것은 다시 돌아올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PAS,<br />

53).<br />

아메데와 에밀과 같이 “비를 피할 임시 장소” 12) 를 찾아 타지로 향한 노<br />

르망이 아이티에 대해 갖고 있는 기억도 브리지트와 다르지 않다. 그 기<br />

억은 천국과도 같은 고장에서부터 공포와 대학살과 죽음의 장면에 이르기<br />

까지 서로 상반된 이미지로 가득하다. “서인도제도의 진주”(PAS, 74)라고<br />

불렸던 아이티, “전설의 엘도라도가 발하는 수천가지의 불빛으로 반짝이<br />

는 마을들 앙스아폴뢰르(Anse-à-Foleur), 로슈아바토(Roche-à-Bateau), 카<br />

9) Émile Ollivier, 《Québécois de toutes souches, bonjour!》, p. 47.<br />

10) 1965년 아이티를 떠난 뒤, 1966년 퀘벡에 온 목적을 에밀은 “숨을 고르기 위한 휴<br />

식”이라고 말했다. 그가 생각한 체류기간은 “길어야 5년”이었다.(Ibid.)<br />

11) “On est d'ici, pas d'ailleurs, même prisonniers”(PAS, 54).<br />

12) 에밀은 1983년 의무Le Devoir지에, 프랑수아 뒤발리에의 군부독재가 들어서자 아<br />

이티의 정치적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리면서 임시 피난처를 찾아 나섰다고 쓴다.<br />

“(…) il pleuvait (il pleut encore) des hallebardes sur mon pays : le rapt, la<br />

torture, la prison, la mort blanche. (…) Je cherchais, quel que soit le prix à<br />

payer, un lieu où m'abriter de la pluie.”(Émile Ollivier, 《Du bon usage de l'exil<br />

et de la schizophrénie》, Le Devoir, 5 nov, 1983, p. XIV.) 노르망이 고국을 떠난<br />

것은 에밀과 마찬가지로 아이티에 독재정권이 들어서 약탈과 강도짓을 서슴지 않았<br />

기 때문이다. 그는 비를 피하는 산책자의 마음으로 이 난국을 잠시 피하는 것이 좋<br />

다고 생각하여 퀘벡에 도착한다. 하지만 날은 개지 않고, 외국에서의 성년생활을 고<br />

국에서보다 더 오래 보내게 되었다고 한다.(PAS, 7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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