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2013 봄호 - 프랑스문화예술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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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0.2014 Views

60 ❚ 2013 프랑스문화예술연구 제43집 표 주자의 한 사람으로 알려진 프랑스극작가이자, 연출가이다. 언어의 무 의미와 부조리에 도전했던 베케트나 이오네스코의 현대극의 경향에서 이 야기(récit), 시(poésie)를 연극의 자리에 재부여하면서, 무의미 속의 의 미를 탐색하려고한 작가로도 알려져 있다. 라갸르스의 희곡은 새로운 연극 언어의 탐구가 들어있다. 25편 정도 남아 이제 코메디 프랑세즈 레퍼터리에 올라와 있는 그의 희곡들은 뒤라 스나 싸로트 작품을 환기시키는 소설적인 요소도 있고, 유연하게 흐르는 대사가 아니라 말하기의 어려움을 표현하는 요소들도 많이 들어있고(망 설임, 반복, 본론에서 벗어나는 이야기, 마침표와 쉼표의 나열, 시적인 스 타일, 파편화, 콜라주, 등으로), 논리적인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무질서한 기억의 시간의 회귀, 연극에 대한 자신의 생각들을 작품 속에 담고 있다, 본 연구에서 우리가 라갸르스의 작품 중 연구 대상으로 삼은 작품은 2) (1990)이다. 이 작품은 성경(탕자 아들의 귀 환, 카인과 아벨,등)이나, 신화(율리시즈)적인 테마도 찾아볼 수 있고, 고 대극이나 고전극(소포클래스, 라신느, 코르네이유)과 현대극(입센, 스트린 드베르히, 베케트, 이오네스코, 콜테스, 싸로트 등)을 환기시키는 복합적 인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일반적으로 고대 그리스비극이나 고전극과 연결되는 요소 로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막간극 형식 등에서이다. 또 한편으로는 보통 희곡에서 볼 수 있는 지문(didascalie)도 거의 없으며, 마침표와 쉼표의 문장으로 나열된 긴 시같은 대사, 장과 장 사이의 내용 연결도 불확실한 콜라주같아 보이기도 하고, 그들 간의 관계와 나이 외는 등장인물들에 대 한 소개가 거의 없고, 등퇴장 지시도 없는 등, 이러한 점에서 동시에 클 래식하면서도 현대적인 작품으로 볼 수 있게 만든다, 이 작품에서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관심을 끌었던 것은 독백 부분이다. 대화체보다 독백체가 휠씬 더 비중이 크게 할애되어 있음을 쉽게 확인해 2) Jean-Luc Lagarce, Juste la fin du monde, Besançon, Les Solitaires intempestifs, 2007. 본 논문에서 언급될 이 작품의 페이지는 2007년 출간본에 의거하게 될 것이다.

Lagarce 희곡 에서의 등장인물 Louis의 독백 양상 연구 ❚ 61 볼 수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인물 들이지만 각자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 인물들의 긴 독백체가 대화체 보다 흥미롭게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에이즈로 38살 이라는 젊은 나이에 죽은 라갸르스 작가의 분신처럼 보이기도 하는 루이 (Louis)라는 인물의 독백체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이 작가의 독백의 특징을 가장 빨리 간파할 수 있는 지름길로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선 이 작품의 내용부터 알아보자. 가족이야기로서, 어머니(61세)와 아들 둘, 장남 루이(34세), 둘째 아들 앙투완느(32세), 쉬잔느(23세), 그리 고 앙투완느의 부인 카트린느(32세)가 나온다. 어느 일요일, 어머니가 딸 쉬잔느와 함께 살고 있는 집에 십년 전에 집을 떠났던 이 집 장남 루이 가 불치의 병으로 다가오고 있는 자신의 죽음을 식구들에게 알리기 위해 집에 도착한다. 작은 아들 내외(앙투완느,카트린느)까지 해서 모처럼 오 랫만에 한 가족이 만나는 자리이지만 그동안 그의 무소식에 대해 총결산 을 하듯 식구들이 쏟아붓는 원망, 비난, 분노, 죄의식, 책임감 등의 말의 홍수 앞에서 정작 하고 싶은 말은 하나도 못하고 집을 떠나오는 이야기 이다. 이야기는 간단해 보여도 독특한 구조 속에 들어 있기 때문에 본격적으 로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이 작품의 구조를 한번 살펴본 다음 넘어갈 필 요가 있다. “고전극의 전통과 현대작품의 경향과의 결합” 3) 을 보이는 이 작품은, 일반적으로 말해, 그리스연극처럼, 프롤로그(Prologue)와 에필로 그(Epilogue)를 앞뒤로 넣고, 1,2부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또 이 1,2부 사 이에 꿈이나 시간 밖의 시간, 다른 공간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보이는 막 간극(Intermède)을 넣었다는 것이다. 1부와 2부는 전혀 분량 상으로 봐 도 전혀 균형이 맞지 않는다. 즉 1부(p.9~54)는 11장까지 너무 길고, 2부 (p.61~76)는 3장까지만 있는 가하면, 그 사이엔 낀 환상적인 공간인 막간 3) Geneviève Jolly et Julien Rault, Derniers remords avant l'oubli, Juste la fin du monde, Jean-Luc Lagarce, Atlande, 2011.p.128.

Lagarce 희곡 에서의 등장인물 Louis의 독백 양상 연구 ❚ 61<br />

볼 수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인물<br />

들이지만 각자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 인물들의 긴<br />

독백체가 대화체 보다 흥미롭게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에이즈로 38살<br />

이라는 젊은 나이에 죽은 라갸르스 작가의 분신처럼 보이기도 하는 루이<br />

(Louis)라는 인물의 독백체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이 작가의<br />

독백의 특징을 가장 빨리 간파할 수 있는 지름길로 보이기 때문이기도<br />

하다.<br />

우선 이 작품의 내용부터 알아보자. 가족이야기로서, 어머니(61세)와<br />

아들 둘, 장남 루이(34세), 둘째 아들 앙투완느(32세), 쉬잔느(23세), 그리<br />

고 앙투완느의 부인 카트린느(32세)가 나온다. 어느 일요일, 어머니가 딸<br />

쉬잔느와 함께 살고 있는 집에 십년 전에 집을 떠났던 이 집 장남 루이<br />

가 불치의 병으로 다가오고 있는 자신의 죽음을 식구들에게 알리기 위해<br />

집에 도착한다. 작은 아들 내외(앙투완느,카트린느)까지 해서 모처럼 오<br />

랫만에 한 가족이 만나는 자리이지만 그동안 그의 무소식에 대해 총결산<br />

을 하듯 식구들이 쏟아붓는 원망, 비난, 분노, 죄의식, 책임감 등의 말의<br />

홍수 앞에서 정작 하고 싶은 말은 하나도 못하고 집을 떠나오는 이야기<br />

이다.<br />

이야기는 간단해 보여도 독특한 구조 속에 들어 있기 때문에 본격적으<br />

로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이 작품의 구조를 한번 살펴본 다음 넘어갈 필<br />

요가 있다. “고전극의 전통과 현대작품의 경향과의 결합” 3) 을 보이는 이<br />

작품은, 일반적으로 말해, 그리스연극처럼, 프롤로그(Prologue)와 에필로<br />

그(Epilogue)를 앞뒤로 넣고, 1,2부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또 이 1,2부 사<br />

이에 꿈이나 시간 밖의 시간, 다른 공간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보이는 막<br />

간극(Intermède)을 넣었다는 것이다. 1부와 2부는 전혀 분량 상으로 봐<br />

도 전혀 균형이 맞지 않는다. 즉 1부(p.9~54)는 11장까지 너무 길고, 2부<br />

(p.61~76)는 3장까지만 있는 가하면, 그 사이엔 낀 환상적인 공간인 막간<br />

3) Geneviève Jolly et Julien Rault, Derniers remords avant l'oubli, Juste la fin du<br />

monde, Jean-Luc Lagarce, Atlande, 2011.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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