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2013 봄호 - 프랑스문화예술학회

40 ❚ 2013 프랑스문화예술연구 제43집
se solidifier 10)
그들(이번에는 네 사람 모두)은 동시에 고개를 돌렸고, 그것들은
공기로부터 시작되어 구체화되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공기는 갑
자기 매우 소란스럽게 바스락거렸는데, 아니 차라리 무언가로 마구
휘젓고, 혼합시켜 흔들었다는 것이 옳았을 것이다. 마치 어떤 마법
행위로 인해 그들이 처음에는 보지 못했으나 마지막 단계는 볼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다시 말해서 두 날개는 문장 속의 새의 날
개처럼 공기를 치더니 모아져서 그 안에서 압축되고 눌려 그들이
쳐다보았을 때는 마침내 굳어버렸다.
1장 첫 구절의 비둘기의 묘사와 달리 5장에서는 바라보는 주체인 “그
들 ils(ils은 서술자인 대학생과 함께 있었던 익명의 세 사람)”이 1장의 비
둘기들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들 ils”로 문맥 없이 등장했던 네
사람이 바라본 비둘기들의 장면은 보다 자세하게 순간적 움직임과 동선
의 변화만을 표현하고 있다. 시몽의 글쓰기의 현재는 이처럼 의식 속에
서 재구성되는 단편적인 현실과 회상, 상상의 경계를 비유적으로 보여주
는 방식이 된다.
3. 호텔과 스페인 내란
글쓰기의 현재에 바탕을 둔 호텔의 구성에서 중심이 되는 제3장의
제목은 “파트로클로스의 장례식”이다. 3장의 제목은 매우 상징적이다. ‘파
트로클로스’는 그리스 신화의 트로이 전쟁의 영웅으로 메노이티오스의
아들이자 아킬레우스의 조카이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 의하면, 아
킬레우스는 그리스 연합군의 총사령관인 아가멤논과의 불화로 인해 전투
에 참전하지 않게 된다. 이 때문에 그리스군은 계속 전쟁에서 연패하였
10) Claude Simon, Le Palace, p. 203-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