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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2013 봄호 - 프랑스문화예술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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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시몽의 호텔 Le Palace과 ‘글쓰기의 현재’ ❚ 39<br />

네 번의 연속적인 고음 이 후로, 이번에 그는 열 번째 종소리까<br />

지 세면서 회색하늘 아래의 종탑 위에 겁에 질린 비둘기들(필자 강<br />

조)이 수직으로 비상하는 것을 바라보았다.<br />

1장 첫 구절에 형체와 움직임의 묘사로만 암시되었던 비둘기는 5장 첫<br />

구절에서 “겁에 질린 비둘기 le vol des pigeons effrayés”로 변화된다.<br />

마지막 부분은 전쟁상태의 암울한 도시의 풍경과 상황을 환기하고 있다.<br />

작가가 호텔을 집필하는 순간 창가에서 본 비둘기는 1936년 스페인 내<br />

란의 바르셀로나에서 보았던 비둘기와 중첩되면서 현재에서 과거로의 이<br />

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다. 현재 속에서 과거는 끊임없이 시각,<br />

후각, 청각을 통해 환기되면서 사건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시몽은 호텔<br />

의 집필이 거의 끝나갈 무렵, 1936년의 상황을 다시 느끼기 위해서<br />

1953년에 바르셀로나에 돌아갔으나 당시의 느낌을 가질 수 없었다고 회<br />

고 9) 한 바 있다. 작가는 전쟁과 공포로 얼룩진 과거의 느낌과 감정을 생생<br />

하게 표현하기 위해 동일한 장면을 다르게 묘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br />

‘비둘기들’은 현실과 회상의 전환점이 되는 데, 5장에서 점차 더 구체<br />

화 된다.<br />

puis ils (tous les quatre cette fois) tournèrent la tête, d'un<br />

seul mouvement, et cette fois il parut se matérialiser à partir de<br />

l'air lui-même, violemment, bruyamment froissé ou plutôt<br />

fouetté, brassé, agité, comme par quelque opération magique<br />

dont ils auraient manqué le commencement, mais dont ils<br />

pouvaient cependant voir les dernières phases, c'est-à-dire les<br />

deux ailes déployées comme celles d'un oiseau héraldique<br />

battant l'air qu'elles semblaient accumuler, condenser au milieu<br />

d'elles et qui, pressé, finissait, au moment où ils regardaient, de<br />

9) Claude Simon, Œuvres éd., par Alastair B. Duncan avec la collaboration de Jean<br />

Duffy, Gallimard, 2006, p.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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