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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2013 봄호 - 프랑스문화예술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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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 2013 프랑스문화예술연구 제<strong>43</strong>집<br />

계속 멀리서 보았기 때문이리라), 이상하리만치 무거웠는데(도자기<br />

로 된 비둘기처럼)…, 목은 에메랄드빛이 감도는 짙은 회색의 부드<br />

럽고도 반점이 깃든 깃털로 되어 있고 가슴팍은 구릿빛을 띠었다.<br />

발은 산호색이며 부리는 콤마모양이고 모이주머니는 불룩하게 튀<br />

어나왔다.<br />

이 대목은 형체의 움직임과 형태에 대한 묘사만 있을 뿐, 사실 ‘도자기<br />

비둘기’의 비교를 제외하다면 비둘기에 대한 언급은 없다. 눈앞에 나타난<br />

갑작스러운 물체도 처음에 그 형체를 분간하기 어렵다가 서서히 지각되<br />

면서 마지막의 비유를 통해 비둘기임을 짐작하게 한다. 그런 다음 방<br />

( 房 ))에 대한 묘사가 이어지는데, 방은 시몽이 1936년 스페인 내전 당시<br />

바르셀로나에 갔었을 때 묵었던 콜롱 호텔의 방을 묘사하고 있다. 따라<br />

서 아무 설명 없이, 어떠한 지칭도 없이 “그 방 la pièce”의 세밀한 특징<br />

이 묘사되고 있다. 방과 주변상황들이 몰개성적으로 기술되는 가운데 갑<br />

자기 인민전선 정부가 점령하고 차지한 호텔에 관한 대목이 등장한다.<br />

작가는 대형 호텔들이 동원되었던 상황을 “큰 호텔들은 단지 잠시 임시<br />

정부들에 의해 주기적으로 동원되었던 것 같았다 les grands hôtels<br />

n'avaient été conçus que pour être périodiquement réquisitonnés par<br />

des gouvernements plus ou moins provisoires” 7) 라고 적고 있지만 이<br />

역시 문맥이나 설명 없이 등장한다.<br />

소설 첫 부분의 묘사에서 겨우 파악이 되는 비둘기들은 마지막 5장 첫<br />

구절에 재등장한다. 하지만 비둘기는 “겁에 질린 비둘기들 des pigeons<br />

effrayés”이 되어 첫 장과 다른 상태로 등장한다.<br />

… et après les quatre couples de notes hautes il compta<br />

cette fois dix coups, regardant s'élever dans le ciel gris le vol<br />

des pigeons effrayés montant à la verticale au-dessus du campanile, 8)<br />

7) Ibid., p. 11.<br />

8) Ibid., p.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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