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2013 봄호 - 프랑스문화예술학회

클로드 몰라르의 프랑스문화시스템도표를 통해 본 프랑스문화정책의 변천과 문화국토개발 ❚ 267
이 경제적 합리성을 갖추도록 조정되는 면은 있지만 본질은 바뀌지 않
았다. 오히려 우파 정권의 이의제기는 앞서 문화정책의 문제점을 보완
하고 보다 목적에 충실하게 합리적으로 운용되기 위한 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프랑스의 문화정책의 본질은 무엇일까? 그것은 문화의 분권화
가 목표하는 국토개발의 기획과 관련 있다고 볼 수 있다. 국토에 대한 본
격적인 분권화의 기획은 1963년 2월 14일 국토개발의 지역화를 위한 지역
별국토개발사업단(DATAR : Délégation à l'Aménagement du territoire et
à l'action régionale)의 출범과 더불어 시작한다. 그리고 며칠 뒤 2월 23
일 앙드레 말로는 광역자치문화사업위원회(CRAC : Comité régionaux
des affaires culturelles)를 구성하였다. CRAC은 건축, 유적 발굴, 고문서,
영화, 예술창작, 예술교육, 박물관, 연극과 음악, 문화 활동 등의 분과를
대표하는 전문가 대표로 구성되어 국가의 정책을 광역자치 단위에서 협
력하는 역할을 맡았다. CRAC은 광역자치에 파견된 ‘축소된 문화부’의 역
할을 맡았고 광역자치 단위의 사업을 각 분야의 전문가나 고문을 통해
직접 조사, 심의, 결정하여 1969년부터는 분권화의 차원에서 5개 지역에
중앙정부를 대신하는 광역자치문화사업국(DRAC : Direction régionale
des Affaires culturelles)으로 바뀌었다. 1977년 프랑스 전역으로 확대된
DRAC은 국내의 프랑스 문화정책과 관련해 종종 언급이 되지만 문화부의
산하기구로 중앙집권적 국가의 예하기관으로만 소개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DRAC의 행정적 소속과 임무의 상이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
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DRAC은 정부기구이지만 주된 역할은 문화부
의 지방 분산이다. DRAC은 광역자치 단위의 작은 문화부이지만 그 임무
는 중앙정부의 분권화를 대신하는 기관으로서 문화부의 지방자치화를 담
당하는 기구이다. 프랑스의 문화정책은 DRAC에서 결정되고 실행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현대 프랑스문화정책의 핵심기관이라 할 수 있다.
민주화를 중심으로」, 프랑스문화예술연구, 30집, 2009와, 황혜진, 「국가주도형 프
랑스 문화정책과 시사점」, 유라시아연구, 16호, 2010을 참조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