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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 2013 프랑스문화예술연구 제<strong>43</strong>집<br />
엇으로 파악할 수 있다. 회화, 조각, 건축 등의 전통 예술은 뛰어난 천재<br />
의 역량에 근거하여, 만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섬세하면서도 진귀한 감수<br />
성을 갖춘 소수 지식인 또는 교양인의 기쁨에 호소한다. 이 경우 문화예<br />
술의 개념은 집단적일 수 있으나 공공의 성격을 갖는다고 보기 힘들다.<br />
프랑스에서 예술은 16세기 르네상스와 17세기의 루이 13세와 루이 14세<br />
의 군주체제에서 왕이나 귀족의 취향을 위해 존재함으로써 일종의 진귀<br />
한 컬렉션으로 간주되었다. 예술 및 건물이 국왕의 영광에 부속하는 소<br />
장품이기에 이는 공적인 영역이 아니라 국왕의 사적 소유에 지나지 않았<br />
다. 1664년 콜베르가 국왕의 재산을 관리하기 위해 창설했던 ‘국왕소유 건<br />
물, 예술, 공예 총감 Surintendance générale des Bâtiments du Roi, des<br />
Arts et Manufactures’이 문화 분야의 국가개입 행정의 효시 1) 라 할 수 있<br />
다. 그런데 문화와 예술의 개념이 대혁명과 제 3공화국(1870년~1940년)<br />
을 거치는 동안 공적 서비스의 개념으로 바뀌면서, 전적으로 문화정책을<br />
기획하고 집행하는 정부의 부서가 필요하기에 이르렀다. 프랑스에서 문<br />
화는 국가가 행정력을 통해 실천하는 국가적 사업이기에, 수많은 논란에<br />
도 불구하고 1959년 세계 최초로 문화부라는 정부 내의 장관급 부서를<br />
탄생시켰다. 문화를 공공재로 파악하는 프랑스의 정부 부서의 탄생은 확<br />
실히 전 세계 문화부의 모델이 되었고 많은 국가들이 문화사업을 공공사<br />
업으로 간주하기에 이르렀다. 아카데미 회원인 마르크 퓌마롤리 Marc<br />
Fumaroli가 격렬하게 비판하는 ‘문화국가’ 2) 는 이러한 프랑스문화를 대변<br />
하는 아이콘이 되었던 것이다. 필립 푸아리에 Philippe Poirrier의 지적대<br />
로 행정당국이 주도하는 프랑스의 문화정책은 북미의 문화산업에 대응하<br />
여 유럽 문화의 생존을 보장하는 아이덴티티로까지 작용한다고 봐도 무<br />
방할 것이다.<br />
1) Philippe Poirrier, L'Etat et la Culture en France au XXe siècle, Librairie Générale<br />
Française, 2000, p. 9.<br />
2) Marc Fumaroli, L'Etat culturel, Fallois, 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