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2013 봄호 - 프랑스문화예술학회

232 ❚ 2013 프랑스문화예술연구 제43집
4. 기념제에서 관광축제로
해양축제는 이처럼 바다에 대한 기억과 정체성의 회복 문제에 있어 해
양박물관과 같은 기여를 하고 있지만, 후자와는 달리 해양문화유산을 관
광 등에 활용하는 데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을 본 연구를 위해 이
루어진 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프랑스의 대부분의 해양축제들은
해양문화유산을 활용해 순수하게 공동체 구성원의 결속을 다지는 일로부
터 지역 관광 활성화로 그 무게를 이동시키고 있다. 특히 ‘사회’ 유형의
축제들은 구성원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시작된 경우가 많은데, 이 축제들
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부대 행사를 도입하고
있는 것은 그와 같은 변화를 잘 보여준다. 예를 들어, 콩카르노의 푸른그
물축제는 어부 복장을 한 주민들의 퍼레이드를 통해 ‘연대solidarité’라는
축제의 원래 취지를 현재까지도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지만, 주요 행사를
이루는 것들은 브르타뉴 음악 연주회와 전통춤 등의 공연, 여왕선발대회,
마지막 날의 불꽃놀이와 같은 볼거리들이다. 공동체 주민들에게 강한 소
속감을 주는 지역 정체성의 상징을 적극 활용하여 축제를 개최함으로써 관
광을 활성화하는 경우도 볼 수 있는데, 그랑포르필리프Grand-Fort-Philippe
(노르 도)의 ‘마틀로트축제Fête de la Matelote’가 그 예이다. ‘마틀로트
Matelote’는 그랑포르필리프의 모든 어부 아내들의 화신으로 프랑스 북부
와 벨기에 도시들의 축제에 흔히 등장하는 ‘북프랑스의 거인géant du
Nord’ 21) 가운데 하나이다. 이 거인은 1995년 4월 1일에 태어나 2000년에
21) 이 거인은 실제 또는 허구의 인물을 나타내는 거대한 형상으로 사육제나 수호성인축
제에 운반되어 거리에서 춤을 추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 거인의 모습, 크기, 이름
과 그것이 나타내는 인물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지역 주민의 대표자이자
공동체의 정체성의 상징 역할을 한다. 현재 프랑스 북부, 벨기에, 네덜란드 등에서
그 축제를 열고 있는데, Gérard Torpier, Dictionnaire des géants du Nord de la
France, Ravet-Anceau, 2007에 상세하게 소개된 프랑스 북부의 거인의 수만 250개
에 이른다. 벨기에와 프랑스의 축제 행진용 거인과 용 형상géants et dragons
processionnels de Belgique et de France은 그 축제와 함께 2005년 11월부터 유네
스코의 대표 인류무형문화유산patrimoine culturel immatériel de l'humanité으로 등
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