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2013 봄호 - 프랑스문화예술학회

14 ❚ 2013 프랑스문화예술연구 제43집
라는 느낌을 주고 그 상황에 대한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효과적인 방식
이다.
나치 점령기 빠리사람들은 몽마르트 주변에 있는 카바레와 나이트클
럽, 시네마, 오페라 극장, 라이브 카페에 드나들기를 좋아했다. 셀린느는
몽마르트에 살면서 그곳에서 문인, 가수, 무용수 등 예술가들과 친분을
쌓았다. Féerie에 묘사된 위의 장소들은 작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그 시대
를 함께한 사람들이 샹송과 추억을 공유하는 공간인 것이다. 작가가 20
세 초반 병역을 마친 후 영국에서 보내던 시절에 드나들던 뮤직홀과 뒷
골목의 경험과 느낌이 몽마르트르 주변의 그것들과 교차되면서 작품 속
에 생생하게 묘사되고 있다. 이것은 또한 자작 샹송 값 치르기의 배경
과 같은 것이다. 이러한 뒤섞음은 현실을 재구성하는 셀린느의 서술방식
이다. 샹송들에 관련되어 나타난 여러 장소들과 인물들이 작품 속에 사
용될 때는 단순히 이야기 구성의 틀로만 사용된 것이 아니라 작가 자신
의 삶과 그 당시 상황을 의미 있게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4. 주제와의 연계
모든 작가들에 있어서 권두언이나 제목 등이 그 소설의 주제와 밀접하
게 관계됨은 일반적이다. 셀린느의 경우는 인물과 장소 등 소설 분위기
를 이끌어 가는 구성 요소들과 샹송과의 관계가 특별한 만큼 소설의 테
마와 샹송을 연계시키는 방식이 좀 더 직접적이다. 그는 샹송과 작품의
주제를 연계시키기 위해서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하나는 잘
알려져 있는 샹송의 일부를 인용하여 작품의 ‘제사épigraphe’나 권두언으
로 사용하는 방법이며, 다른 하나는 자신이 직접 만든 샹송을 서술 속에
인용해 가는 방법이다.
초기 두 작품 여행과 외상죽음이 샹송의 일부를 인용한 ‘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