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2013 봄호 - 프랑스문화예술학회

148 ❚ 2013 프랑스문화예술연구 제43집
밖에 있는 여성, 버림받은 불행한 위치에 있는 여성으로 사빈느의 친정집
분위기가 어땠을지 짐작할 수 있다. 반면 사빈느의 시어머니 뮈파 백작
부인은 매우 엄격한 종교적 금욕주의를 생활 속에 엄수하는 인물로, 며느
리인 사빈느는 이에 순종하는 여성으로 그려져 있다.
La comtesse Sabine,(…) recevait tous les mardis, dans son
hôtel de la rue de Miromesnil, au coin de la rue de Penthièvre.
C'était un vaste bâtiment carré, habité par les Muffat depuis
plus de cent ans; sur la rue, la façade dormait, haute et noire,
d'une mélancolie de couvent, avec immenses persiennes qui
restaient presque toujours fermées : derrière, dans un bout de
jardin humide, des arbres avaient poussé, cherchant le soleil, si
longs et si grêles, qu'on en voyait les branches, par-dessus les
ardoises. 12)
나나가 신축 동네, 신축 건물에 자기 소유가 아닌 아파트에 세들어 사
는 것에 반하여, 사빈느는 오래된 부유한 동네, 뮈파 가문이 백년도 더
넘게 조상 때부터 살고 있는 관록을 자랑하는 저택에서 살고 있다. 나나
의 아파트가 그녀에게 찾아오는 낯모르는 남자들에게 항상 열려 있는 공
간인 것과는 달리, 뮈파 저택의 첫 번째 특징은 폐쇄성이다. “커다란 사
각형”의 뮈파백작 저택은 밖에서 보기에 “덧창은 항상 닫혀” 있는 “수도
원” 같다고 묘사되어 있다. 딱딱한 인상을 주는 사각형 건물의 외관은 사
빈느와 뮈파 부부의 거의 금욕적인 생활을 암시한다. 사빈느는 마치 “수
도원” 속에서 생활하듯이 시어머니인 뮈파 백작부인이 지키는 경건, 근엄
한 집안의 법도에 따라 금욕생활을 한다. 이 저택의 폐쇄성은 뮈파백작
부부와 외부의 다른 사람들의 왕래가 별로 많지 않은 공간임을 말해 준
다. 저택 정면이 “높고”, “시커먼” 이곳은 “우울”과 “고요”에 잠긴 공간이
12) Nana, p.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