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2013 봄호 - 프랑스문화예술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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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0.2014 Views

132 ❚ 2013 프랑스문화예술연구 제43집 다. 세제르는 이 융합적 태도를 통해서 두 시인 사이에 놓인 차이를 넘어 서 생-존 페르스를 앤틸리스에 바탕한 시인으로 포용하려 한다. 결론 20세기 프랑스 문학에서 중요한 시인 중 한 사람으로 카리브해 지역의 과들루프 출신인 생-존 페르스는 유소년기에 섬에서 보낸 삶의 기억을 시적으로 재현하며 카리브해 지역의 구술성과 관련되는 기법들을 사용한 다. 그는 카리브해 지역 출신 프랑스어권 작가들에게 증오, 극복, 존중, 혹은 모방의 대상이다. 그는 백인 상층 계층의 구성원으로서 식민지적 사회를 바라보며 그의 작품에는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어떠한 문제 의식도 나타나지 않 는다. 그에게 섬에서의 유소년기는 잃어버린 낙원의 시기, 평화와 행복의 기간으로 그는 그 어린시절에 왕자와 같은 생활을 한다. 따라서 반항하 는 흑인 노예를 대변하는 칼리반을 자신의 모습으로 내세우는 세제르에 게 생-존 페르스는 식민지배자 프로스페로로 보여진다. 흥미롭게도 생-존 페르스는 식민적 체제에 관한 자신의 기억을 재현하지만 이에 대한 향수 어린 자세로 복고적 태도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 시기는 이미 종말을 고한 것으로 보고 새로운 시적 모험을 향해서 나아간다. 그는 과거로 돌 아서지 않고 미래를 중시하기에 과들루프를 떠난 다음에 더 이상 고향 섬을 방문하지 않았으며 세계주의적 입장에서 새로운 땅을 찾았다. 세제 르는 피식민자의 입장에서 고향 섬 마르티니크의 민중들의 편에 서서 사 회와 역사를 바라보며 굴종과 피지배 상태의 흑인들을 위해 투쟁하며 식 민주의는 그 끝에 이르렀다고 외친다. 잃어버린 흑인의 문화적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그는 아프리카에서 카리브해 지역을 흑인들의 문화적 근 원을 찾으며 또한 아프리카 흑인들과의 연대성을 강조한다. 더 나아가

생-존 페르스와 에메 세제르 ❚ 133 그는 제3세계의 민중들을 위한 투쟁의 대변인이 되려는 보편주의적 휴머 니즘 작가의 모습을 보인다. 즉 생-존 페르스와 세제르 둘 다 앤틸리스 제도라는 특수한 공간에 머물지 않고 세계를 향해 나아간 시인들이다. 상호텍스트성의 입장에서 세제르는 생-존 페르스의 시를 자신의 작품 에서 인용하는데 이 점은 초현실주의의 꼴라주 기법을 차용한 세제르 혹 은 카리브해 지역 특유의 혼종적 창조성을 따르는 세제르로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세제르는 생-존 페르스의 특유한 시적 기법인 유사한 문장 구 조를 보이는 표현들의 열거, 의미상으로 상호 이질적인 표현들의 열거를 사용한다. 특히 세제르는 「생-존 페르스르르 위한 부두교 의식」에서 아 프리카에 기원을 둔 부두교적 전통과 카리브해 지역의 지리적 특성을 시 적으로 이용하여 생-존 페르스에게 경의를 표현하는데, 그 경의에서 백인 시인이 비록 식민 정복자이지만 그의 시적 기법이 카리브해 지역의 시적 자산에 바탕을 둔 시인이라는 점을 암시적으로 보여준다. 따라서 인종적 차이점을 넘어 세제르와 생-존 페르스는 카리브해 지역 전통이라는 시적 자산을 공유함을 알 수 있다.

132 ❚ 2013 프랑스문화예술연구 제<strong>43</strong>집<br />

다. 세제르는 이 융합적 태도를 통해서 두 시인 사이에 놓인 차이를 넘어<br />

서 생-존 페르스를 앤틸리스에 바탕한 시인으로 포용하려 한다.<br />

결론<br />

20세기 프랑스 문학에서 중요한 시인 중 한 사람으로 카리브해 지역의<br />

과들루프 출신인 생-존 페르스는 유소년기에 섬에서 보낸 삶의 기억을<br />

시적으로 재현하며 카리브해 지역의 구술성과 관련되는 기법들을 사용한<br />

다. 그는 카리브해 지역 출신 프랑스어권 작가들에게 증오, 극복, 존중,<br />

혹은 모방의 대상이다.<br />

그는 백인 상층 계층의 구성원으로서 식민지적 사회를 바라보며 그의<br />

작품에는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어떠한 문제 의식도 나타나지 않<br />

는다. 그에게 섬에서의 유소년기는 잃어버린 낙원의 시기, 평화와 행복의<br />

기간으로 그는 그 어린시절에 왕자와 같은 생활을 한다. 따라서 반항하<br />

는 흑인 노예를 대변하는 칼리반을 자신의 모습으로 내세우는 세제르에<br />

게 생-존 페르스는 식민지배자 프로스페로로 보여진다. 흥미롭게도 생-존<br />

페르스는 식민적 체제에 관한 자신의 기억을 재현하지만 이에 대한 향수<br />

어린 자세로 복고적 태도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 시기는 이미 종말을<br />

고한 것으로 보고 새로운 시적 모험을 향해서 나아간다. 그는 과거로 돌<br />

아서지 않고 미래를 중시하기에 과들루프를 떠난 다음에 더 이상 고향<br />

섬을 방문하지 않았으며 세계주의적 입장에서 새로운 땅을 찾았다. 세제<br />

르는 피식민자의 입장에서 고향 섬 마르티니크의 민중들의 편에 서서 사<br />

회와 역사를 바라보며 굴종과 피지배 상태의 흑인들을 위해 투쟁하며 식<br />

민주의는 그 끝에 이르렀다고 외친다. 잃어버린 흑인의 문화적 정체성을<br />

회복하기 위해 그는 아프리카에서 카리브해 지역을 흑인들의 문화적 근<br />

원을 찾으며 또한 아프리카 흑인들과의 연대성을 강조한다. 더 나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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