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2013 봄호 - 프랑스문화예술학회

130 ❚ 2013 프랑스문화예술연구 제43집
생-존 페르스가 직접 작성한 전기에 따르면 “1897년의 대규모 지진.
섬에 경제 위기 그리고 많은 가정들의 파산” 48) 이 있게되며 그 여파로 생-
존 페르스의 가족은 프랑스로 이주한다. 시인의 아버지는 “17세기 말에
프랑스를 떠난” 49) 사람의 후손이고 어머니는 “18세기 이래로 카리브해의
섬들에 정착한” 50) 가문 출신이다. 프랑스에서 살다가 카리브해의 섬에
정착하여 식민 지배자로 살던 가문에 속한 그의 가족은 본토로 돌아갔
다. 세제르에 따르면 생-존 페르스는 비록 카리브해의 섬에서 태어났지만
외부에서 왔다가 떠난 이방인에 해당된다. 그런데 세제르는 다음 구절에
서 생-존 페르스에게 경의를 표한다.
et que l'arc s'embrase
et que de l'un à l'autre océan
les magmas fastueux en volcans se répondent pour
de toutes gueules de tous fumants sabords honorer
en route pour le grand large
l'ultime Conquistador en son dernier voyage 51)
그리고 아치가 불붙으리
그리고 한 대양에서 다른 대양까지
화산의 호화스러운 마그마들이 모든 주둥이들로
온통 연기나는 포신 구멍들로 먼바다를 향해 출발하는
마지막 여행을 떠나는 최후의 콘키스타도르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서로 호응하리
여러 세기에 걸쳐 섬에 정착하여 식민 지배자로 살던 가문에 속한 그
의 가족이 떠났다는 사실은 단지 하나의 가족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백인 정착민의 이주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가
48) Saint-John Perse, O. C., XI.
49) Saint-John Perse, O. C., IX.
50) Saint-John Perse, O. C., IX.
51) Aimé Césaire, La poésie, 1994 (1976), p. 4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