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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2013 봄호 - 프랑스문화예술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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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페르스와 에메 세제르 ❚ 129<br />

피식민자들은 어떤 땅에 고정되어 사는 나무로 은유화되었다. 두 번째<br />

연에서는 노예제도 상태의 흑인 노예들이 비자유의 상태에서 하는 피땀<br />

을 흘리는 고통스런 노역이 “피와 물을 물보다는 피를 흘리는” 표현으로<br />

형상화되어있다. 다음 연에서도 피식민자들의 비극이 시적으로 형상화<br />

된다.<br />

celui qui calcule l'étiage de la colère<br />

dans les terres de labour et de mainbour<br />

celui qui du sang rencontre la roue du temps et du contretemps<br />

mille fois plus gémissant que norias sur l'Oronte 45)<br />

경작지와 재산관리인의 땅에서<br />

분노의 최저수위를 계산하는 사람<br />

시간의 바퀴와 불의의 사고의 바퀴를 피로 만나는 사람<br />

오롱트 강 46) 의 수력 양수기들보다도 수없이 더 신음하는<br />

위의 구절에서 식민지 플랜테이션 농장에서 강제 노역에 시달리며 “신<br />

음하는”흑인 노예가 품는 “분노”의 마음을 볼 수 있다. 식민지에서 흑인<br />

노예는 일하는 기계에 불과하다는 점은 “수력 양수기”의 비유로 표현되며,<br />

식민주의, 노예제도는 “시간의 바퀴”가 의미하는 정상적 역사의 흐름이 아<br />

니라 “불의의 사고의 바퀴”로 표현된다. 이 “사고”로 인해 흑인은 “피”로<br />

표현되는 고통스럽고 힘든 육체적 노역을 하는 상황에 빠진다. 세제르는<br />

식민주의가 낳은 흑인의 비극을 생-존 페르스는 알고 있는지 “이방인 그<br />

는 그것을 체험하나” 47) 라는 질문을 두 번 던진다. 카리브해 지역의 흑인<br />

민중들의 역사에 무관심하고 불평등한 현실에 대한 문제 의식이 없는 백<br />

인 시인을 세제르는 “이방인”이라고 칭하여 그에 대한 거리를 둔다.<br />

45) Aimé Césaire, La poésie, Noria, 1994 (1976), p. 485.<br />

46) 시리아에 있는 강.<br />

47) “le vit-il le vit-il l'Etranger”. Aimé Césaire, La poésie, 1994 (1976), p. 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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