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2013 봄호 - 프랑스문화예술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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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0.2014 Views

108 ❚ 2013 프랑스문화예술연구 제43집 리 모두에게는 이카루스가 되려는 꿈이 있고, 자기 하늘이 있으며, 끝없 는 자기 꿈이 있다”(PAS, 185). 이 신화는 이 이민자들의 시공에서 생산 된 일종의 삶의 방식이자 깨달음이며, 모든 이민자들이 유폐의 감정을 벗 어나기 위해 행복과 희망을 향해 떠나는 길이다. 이 길은 새 삶을 찾기 위한 여정이지만, 망명의 경험을 통해 절망이 오고 환상에서 깨어나기도 한다. 등장인물 각자는 자기 방식대로 자기 신화를 써간다. 노르망과 아 메데 같은 망명자들은 출구 없는 절망과 마법의 환상에서 깨어나는 것으 로 그 여정의 끝을 맺는다. 브리지트에게 그 여정은 이주의 거부와 그 환 상의 거부로 끝날 것이다. 레이다와 레지는 그 반대로 여러 층위의 이동 을 통해서 인생의 재건축을 위한 자원들을 길어 낼 것이고 미래를 향해 도약할 것이다. 모두가 시간 속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듯, 한 문화에서 다른 문화로의 이동을 통해 자기 고유의 문화적 체험을 축적한다. 기원인 어린 시절과 이 시절의 물질적 가능성과 희망을 있게 한 삶의 터전을 잃는다는 것은 주체의 정체성을 앗아가는 행위와 마찬가지다. 정 체성의 상실은 평생의 상처로 남을 것이며, 망명에 의해 발생된 그러한 부재현상은 주체를 객체, 타자로 강등하는 현실을 만든다. 자기 터전 밖 에서 그것을 되찾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부재라는 고통, 고뇌, 번민, 자기상실과 싸우는 일은, 다른 한편으로, 배타와 박탈이 지배적인 세계 속에서 자신의 세계관을 정립할 수 있는 적절한 통로로 작용할 수 있다. 여러 갈래로 난 길로 유랑생활을 하면서, 이민자는 단일 정체성의 붕괴와 혼종을 약속한 다양성의 세상을 그 어디에서도 찾지 못할지라도, 그가 체 득하는 자기 정체성의 한계는 또 다른 문화정체성의 존재를 터득케 한 다. 유랑은 뿌리가 뽑힌 것이 아니라, 자기 안의 다른 뿌리를 다른 곳에 내리는 행위로 거듭날 수 있다는 말이다. 에밀은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 이 대표하는 각각의 망명의 단면을 통해 보다 미묘한 방식으로 이 문제 를 거론하면서 문화횡단을 목표에 두었다. 그에게 문화횡단이야말로 ‘타 자’를 주체로 살게 하는 방식이다.

에밀 올리비에(Émile Ollivier)의 통행Passages ❚ 109 참고문헌 1) 작품 및 저서 Ollivier (Émile). Passages, Montréal, l'Hexagone, 1991 ; Paris, Le Serpent à Plumes, 2001. _______________ 《Du bon usage de l'exil et de la schizophrénie》, Le Devoir, 5 nov, 1983. _______________ 《Québécois de toutes souches, bonjour!》, Vice Versa, No 28(mars-avril), 1990. _______________ 《D'après vous, qui est québécois》, dans Blanc, Bernadette et al., L'interculturel : une question d'identité, une question d'intégration, Québec, Musée de la civilisation, 1992. _______________ 《Quatre thèses sur la transculturation》, Cahiers de recherche sociologique, vol. 2, n° 2, sept, 1984./ Ramundo Dinello, La formation en situation de transculturation, Bruxelles, A. de Boeck, 1977. 2) 연구서 및 논문 Aas-Rouxparis (Nicole), 《Passages d'Emile Ollivier : Dérive et Diversité》, Québec Studies 15 (1992-1993). Basile (Jean), 《Dans le triangle de l'exil》, Le Devoir, 11, mai 1991. Bordeleau (Francine), 《Émile Ollivier : l'écriture pour desceller la mémoire》, Lettres Québécoises 102, été 2001. Cali (Andrea), 《Lieux d'exil : Passages d'Emile Ollivier》, Interculturel Francophonies, sept, 2004. Gauthier (Louise), La mémoire sans frontières. Émile Ollivier, Naïm

108 ❚ 2013 프랑스문화예술연구 제<strong>43</strong>집<br />

리 모두에게는 이카루스가 되려는 꿈이 있고, 자기 하늘이 있으며, 끝없<br />

는 자기 꿈이 있다”(PAS, 185). 이 신화는 이 이민자들의 시공에서 생산<br />

된 일종의 삶의 방식이자 깨달음이며, 모든 이민자들이 유폐의 감정을 벗<br />

어나기 위해 행복과 희망을 향해 떠나는 길이다. 이 길은 새 삶을 찾기<br />

위한 여정이지만, 망명의 경험을 통해 절망이 오고 환상에서 깨어나기도<br />

한다. 등장인물 각자는 자기 방식대로 자기 신화를 써간다. 노르망과 아<br />

메데 같은 망명자들은 출구 없는 절망과 마법의 환상에서 깨어나는 것으<br />

로 그 여정의 끝을 맺는다. 브리지트에게 그 여정은 이주의 거부와 그 환<br />

상의 거부로 끝날 것이다. 레이다와 레지는 그 반대로 여러 층위의 이동<br />

을 통해서 인생의 재건축을 위한 자원들을 길어 낼 것이고 미래를 향해<br />

도약할 것이다. 모두가 시간 속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는<br />

듯, 한 문화에서 다른 문화로의 이동을 통해 자기 고유의 문화적 체험을<br />

축적한다.<br />

기원인 어린 시절과 이 시절의 물질적 가능성과 희망을 있게 한 삶의<br />

터전을 잃는다는 것은 주체의 정체성을 앗아가는 행위와 마찬가지다. 정<br />

체성의 상실은 평생의 상처로 남을 것이며, 망명에 의해 발생된 그러한<br />

부재현상은 주체를 객체, 타자로 강등하는 현실을 만든다. 자기 터전 밖<br />

에서 그것을 되찾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부재라는 고통, 고뇌, 번민,<br />

자기상실과 싸우는 일은, 다른 한편으로, 배타와 박탈이 지배적인 세계<br />

속에서 자신의 세계관을 정립할 수 있는 적절한 통로로 작용할 수 있다.<br />

여러 갈래로 난 길로 유랑생활을 하면서, 이민자는 단일 정체성의 붕괴와<br />

혼종을 약속한 다양성의 세상을 그 어디에서도 찾지 못할지라도, 그가 체<br />

득하는 자기 정체성의 한계는 또 다른 문화정체성의 존재를 터득케 한<br />

다. 유랑은 뿌리가 뽑힌 것이 아니라, 자기 안의 다른 뿌리를 다른 곳에<br />

내리는 행위로 거듭날 수 있다는 말이다. 에밀은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br />

이 대표하는 각각의 망명의 단면을 통해 보다 미묘한 방식으로 이 문제<br />

를 거론하면서 문화횡단을 목표에 두었다. 그에게 문화횡단이야말로 ‘타<br />

자’를 주체로 살게 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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