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2013 봄호 - 프랑스문화예술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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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 2013 프랑스문화예술연구 제43집 재방식은 의무지에서 피에르 모네트가 제안한 이주민의 정체성과 부응 하는데, 이 혼합의 정체성은 에밀이 추구했던 이상적인 정체성이기도 하 다. “어디에 속해있기 보다는 기반을 다져서, 자리를 잡고, 자신의 뿌리 를 찾으려하는 대신에 뿌리를 내리는, 그러니까 정착하는 것이 가장 시급 한 일이다.” 29) . 레이다는 20년 간 남편이었던 노르망과 함께 망각에 대한 투쟁에 동참하였다. 그가 죽은 뒤에도 그의 기억에 갇혀있었다. 그러나 앙파로의 방문이 그녀를 그에 대한 기억에서 꺼내준다. 앙파로는 레이다 가 몰랐던 노르망의 망명생활의 고통과 그와의 과거사를 레이다에게 전 해줌으로써 자기 어깨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으며, 앙파로가 밝힌 이 새로운 사실들로 인하여, 레이다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끝내고, 노르 망과의 사별을 인정”(PAS, 240)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렇게 해서 “그녀는 자기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다”(PAS, 240). 소설을 닫는 앙 파로의 출발 뒤에 레지가 그녀를 찾아 왔을 때, 그녀는 오랫동안 간직했 던 기억의 낙엽들을 치울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이렇게 중얼댄다. “어떤 순간순간들이 인생의 방향을 완전히 다시 잡아주어서 우리가 어디 로 표류해야 할지 결정한다”(PAS, 246). 이것으로 레이다는 노르망과 끝 낼 수 있었다. 즉, 그의 손을 놓아줄 수 아니 자기 손을 놓을 수 있었다. “노르망이 죽고 난 다음 레이다의 발밑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이 입 을 벌리고 있었다. 오늘 그녀는 빛을 향해 다시 올라오고 있다”(PAS, 247).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모두 “통행”의 경험과 그로 인한 깨달음을 통해 제각기 가야 할 길을 알게 되었다. “다양성이란 대하( 大 河 ) (…)의 소용 돌이” 속에서(PAS, 97), 그들은 “두려움과 떨림”의 체험을 하며 자신의 문 화적 정체성을 선택하였던 것이다. 즉, 작가인 에밀처럼 카라이브의 문화 세례를 받은 이들은 대륙의 문화에 동화되지 않고, 그들만의 유랑의 신화 를 통해 그들만의 “자유로운 말의 공간”을 창조하였다. 29) Pierre Monette, 《Nous sommes tous des immigrants》, Le Devoir, 10 juillet, 1992, p. B-8.
에밀 올리비에(Émile Ollivier)의 통행Passages ❚ 107 5. 결론 3부로 구성된 이 소설은 각 부마다 제사가 있다 30) . 이 제사는 소설의 모든 색조가 유랑, 즉 층위는 다르지만 각 통행자의 장소의 이동임을 알 려주고 있다. 아메데와 브리지트 그리고 이들과 동행했던 피난민들은 아 이티에서 마이애미로 옮겨갔으며, 브리지트는 다시 아이티로 귀환할 것 이다. 노르망, 레이다, 레지는 아이티에서 몬트리올로, 노르망은 몬트리 올에서 마이애미로, 앙파로는 쿠바에서 밴쿠버로 그리고 마이애미로 이 동할 것이고 몬트리올로 갈 것이다.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해변에 최후 를 맞으러 오는”(PAS, 151) 철새들처럼, 마이애미는 이 이민자들 중 몇몇 에게는 여행의 끝이 될 것이다. 아메데와 노르망이 그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옮겨가는 지리적 공간이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희망의 장소라 하더라도, 소설은 이 장소보다 다른 요소에 더 강조 를 두고 있는 것 같다. 통행자들의 현재의 심리상태와 문화정체성에 대 한 고뇌가 그것이다. 그들은 자기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 망각과 싸운 다. 작가의 정리대로 그들이 “간 곳은 장소가 아니라 시간이다”(PAS, 184). “우리가 이동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그건 발자국만을 남기 는 일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소는 변하지 않는 채로 남아 있 다”(PAS, 183). “정신이 인위적으로 형편에 맞게 장소를 만드는 것이 다”(PAS, 119). 그들이 멈춰 서 있던 고국-집은 그들을 변하는 시간 속으 로 떠나보냈다. 그들은 자신들의 꿈을 통해 미래의 희망을 본다. 하지만 현재의 유랑지에서 뿌리에 대한 향수는 그들에게 과거 속 탐험을 멈추지 않게 한다. 이 물리적 변화는 그들 개개인에게 경험을 주고, 이 유랑의 경험은 “신화를 만든다”(PAS, 118). 레이다는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우 30) 제 1부는 “Je ne peins pas l'être, je peins le passage”(Montaigne, Les Essais)다. 제 2부는 “(…) Mais aux remous pleins d'ivresse du grand gleuve Diversité”(Victor Segalen, Stèles)이고, 제 3부는 “Nous sommes des passants appliqués à passer(…) (René Char, Rougeur des matinaux)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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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방식은 의무지에서 피에르 모네트가 제안한 이주민의 정체성과 부응<br />
하는데, 이 혼합의 정체성은 에밀이 추구했던 이상적인 정체성이기도 하<br />
다. “어디에 속해있기 보다는 기반을 다져서, 자리를 잡고, 자신의 뿌리<br />
를 찾으려하는 대신에 뿌리를 내리는, 그러니까 정착하는 것이 가장 시급<br />
한 일이다.” 29) . 레이다는 20년 간 남편이었던 노르망과 함께 망각에 대한<br />
투쟁에 동참하였다. 그가 죽은 뒤에도 그의 기억에 갇혀있었다. 그러나<br />
앙파로의 방문이 그녀를 그에 대한 기억에서 꺼내준다. 앙파로는 레이다<br />
가 몰랐던 노르망의 망명생활의 고통과 그와의 과거사를 레이다에게 전<br />
해줌으로써 자기 어깨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으며, 앙파로가 밝힌 이<br />
새로운 사실들로 인하여, 레이다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끝내고, 노르<br />
망과의 사별을 인정”(PAS, 240)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렇게<br />
해서 “그녀는 자기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다”(PAS, 240). 소설을 닫는 앙<br />
파로의 출발 뒤에 레지가 그녀를 찾아 왔을 때, 그녀는 오랫동안 간직했<br />
던 기억의 낙엽들을 치울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이렇게 중얼댄다.<br />
“어떤 순간순간들이 인생의 방향을 완전히 다시 잡아주어서 우리가 어디<br />
로 표류해야 할지 결정한다”(PAS, 246). 이것으로 레이다는 노르망과 끝<br />
낼 수 있었다. 즉, 그의 손을 놓아줄 수 아니 자기 손을 놓을 수 있었다.<br />
“노르망이 죽고 난 다음 레이다의 발밑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이 입<br />
을 벌리고 있었다. 오늘 그녀는 빛을 향해 다시 올라오고 있다”(PAS, 247).<br />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모두 “통행”의 경험과 그로 인한 깨달음을 통해<br />
제각기 가야 할 길을 알게 되었다. “다양성이란 대하( 大 河 ) (…)의 소용<br />
돌이” 속에서(PAS, 97), 그들은 “두려움과 떨림”의 체험을 하며 자신의 문<br />
화적 정체성을 선택하였던 것이다. 즉, 작가인 에밀처럼 카라이브의 문화<br />
세례를 받은 이들은 대륙의 문화에 동화되지 않고, 그들만의 유랑의 신화<br />
를 통해 그들만의 “자유로운 말의 공간”을 창조하였다.<br />
29) Pierre Monette, 《Nous sommes tous des immigrants》, Le Devoir, 10 juillet, 1992,<br />
p. B-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