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0.2014 Views

43 |2013 봄호 - 프랑스문화예술학회

43 |2013 봄호 - 프랑스문화예술학회

43 |2013 봄호 - 프랑스문화예술학회

SHOW MORE
SHOW LESS

You also want an ePaper? Increase the reach of your titles

YUMPU automatically turns print PDFs into web optimized ePapers that Google loves.

96 ❚ 2013 프랑스문화예술연구 제<strong>43</strong>집<br />

성에 대한 희망이 아니겠는가? 통행의 유랑인들이 우려하는 정체성 상<br />

실은 이러한 의미에서 그들의 진정한 초상이 될 수 없다. 작가가 “미래는<br />

다양성의 것이다” 18) 라고 했을 때, 이 명제, 이 전망이야말로 이 망명자<br />

들, 이 유랑인들이 기억과 망각 사이에서 끝없이 투쟁하며 생산해내는 그<br />

들의 얼굴일 것이다.<br />

3. 정착과 귀국에 대한 꿈의 사이<br />

퀘벡은 에밀도 그러하였듯이 대부분의 아이티 망명자들에게도 그저 머<br />

물다 지나가는 곳으로 선택되었다. 그러나 해가 거듭할수록, 아이티인들<br />

의 생각은 바뀌었다. “퀘벡의 아이티 사람들은 삼만 오천 명 정도 되었<br />

다. (…) 그들은 잠시 머무른다고 오랫동안 생각하고 있었다. 소나기를<br />

피할 곳이었다. (…) 그들은 차차 짐을 풀었다. 그들은 문화공동체 공간<br />

으로 정비된 몇 개의 집단보호소를 만들었다.” 19) 여행자로서 퀘벡에 도<br />

착했던 에밀도 이들의 운명을 따라 망명자가 된다. 그러나 이 정착지에<br />

서 살기 위한 투쟁은 필연적이었으며, 동시에 망각과의 싸움도 병행해야<br />

만 했다. 망명생활은 그에게 보다 더 나은 삶이자 인간적인 환경을 향한<br />

유일한 출구가 되어야 했으며, 언젠가 고국으로 돌아간다는 꿈은 아이티<br />

인으로서 그가 사는 이유였다.<br />

“날이 곧 개일 것을 확신하여”(PAS, 73) 잠시 비를 피할 곳을 찾아 퀘<br />

벡 땅을 밟은 노르망은 “비는 계속 내리고”(PAS, 73) 망명 생활을 멈출<br />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한다. 열정과 시련의 사반세기를 넘어 20) “타지에서<br />

18) Émile Ollivier, 《Québecois de toutes souches, bonjour!》, p. 48.<br />

19) Émile Ollivier, 《Du bon usage de l'exil et de la schizophrénie》, Le Devoir, 5<br />

nov, 1983, p. XIV.<br />

20) “Normand partait ; il tournait une page, toute une tranche d'un quart de siècle<br />

qui avit connu ses enthousiames, ses flux et ses reflux. L'histoire de cette<br />

période est connu : la prison, la torture, les camps de la mort.”(PAS, 117).

Hooray! Your file is uploaded and ready to be published.

Saved successfully!

Ooh no, something went w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