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의 의지, 욕망, 쾌락 : - 철학사상연구소 - 서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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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앎의</strong> <strong>의지</strong>, <strong>욕망</strong>, <strong>쾌락</strong> 23<br />
현인 “보석”들의 통제할 수 없는 수다들과 당시 초기 계몽사상의 주<br />
된 테마들이 얼마나 훌륭하게 결합될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br />
마지막으로 우리는 디드로의 초기 작품인 이 수다쟁이 보석 과 위에<br />
서 인용한 에피소드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단어에 주목할 수 있다. 그<br />
것은 “indiscret”라는 형용사다. 망고굴의 “보석들”이 “indiscrets” 하듯이<br />
우리 주인공들의 뒤를 따라오던 외과의사도 “indiscret”하다. 즉 그들은<br />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하고 입을 놀려댄다. “보석들”과 외과의사 사이의<br />
공통점은 이것만이 아니다. 그들은 둘 다 금지된 대상의 베일을 벗길<br />
뿐만 아니라, 대상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행위를 계속한다. 이 점에서 이<br />
들은 샤를 니콜라 코솅 Charles-Nicolas Cochin이 1765년 에 그<br />
원본을 발표하고 1772년 판화로 출판되어 백과전서 구독자들에게 사<br />
후 배포된 백과전서 의 「표제 그림 Frontispice」에서 ‘진리’의 베일을<br />
단호한 표정으로 억지로 벗겨내는 23) ‘이성’과 공통점을 보인다. 24) 백과<br />
전서 의 「표제 그림」이 계몽주의적 진리와 이성의 관계를 형상화하듯이,<br />
운명론자 자크 의 이 에피소드는 작품에서 앞으로 전개될 사상적 탐구<br />
를 축약한 형상화, 즉 알레고리라고 볼 수 있다.<br />
2. 라모의 조카<br />
날씨가 좋건 나쁘건 저녁 다섯 시 경에 팔레루아얄에 산책하러 가는<br />
것이 내 습관이다. 다르장송 벤치에 항상 홀로 앉아 생각에 잠겨있는<br />
이가 바로 나다. 나는 내 자신과 정치, 사랑, 예술, 철학에 관해 이야기<br />
한다. 나는 내 정신을 자기 자유에 온통 맡겨둔다. 나는 내 정신이, 착<br />
한 것이건 어리석은 것이건 떠오르는 생각을 따르게 내버려둔다. 마치<br />
푸아 산책로에서 우리 방탕한 젊은이들이 웃는 얼굴에 눈빛은 생기 있<br />
고 들창코의 촐싹대는 한 창녀를 따라가다가 그 여자를 내버려 두고<br />
다른 여자를 쫓아가듯이, 그래서 모든 여인들에게 집적대지만 어느 여<br />
23) 주지하다시피, 베일을 벗겨낸다는 것이 ‘dévoiler’라는 단어의 구<br />
체적인 의미다.<br />
24) 이 그림은 http://www.mapageweb.umontreal.ca/melancon/frontispice.html<br />
등 인터넷 여러 곳에서 ‘fontispice de l'Encyclopédie’를 검색하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