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9.2015 Views

Binder1

  • No tags were found...

Create successful ePaper yourself

Turn your PDF publications into a flip-book with our unique Google optimized e-Paper software.

서초 압구정<br />

130 131<br />

2015 엄마들을 위한 교육 & 생활 백서<br />

수능에 어떤 문제를 내서 그 기능을<br />

확보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하는데, 이를<br />

구분하지 않고 정부는 학업 능력 평가로서<br />

수능을 말하고, 대학에서는 변별 도구로서<br />

이야기하니<br />

평행선을 달린다는 것이다.<br />

풍선효과 우려되는 수학도 절대평가?<br />

영어 절대평가를 둘러싼 논란 중 대표적인 것은 다른 과목으로 이<br />

동하는 풍선효과다. 지난 1월 27일 사교육걱정은 수능 제도 개선<br />

안을 마련하기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영어 절대평가로 풍선효과<br />

가 우려되니 중·고등학생이 가장 많은 사교육을 받는 수학 과목<br />

을 절대평가 하자는 것이 안건이었다.<br />

사교육걱정 수학사교육포럼 최수일 대표는 “수능 영어만 절대평<br />

가 하면 일부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영<br />

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어 변별력이 낮아지면 상대적으로 다른<br />

과목에서 변별력을 확보하려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국어나 수학<br />

등의 과목이 더 어려워질 것이고, 그 과목들의 가중치가 높아질<br />

가능성이 있어 고등 단계에서 사교육비 비중이 가장 큰 수학의 절<br />

대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br />

토론자들도 수학 공부 부담이 지나쳐 수학 포기자를 양산한다는<br />

점에 동의하면서 단순히 영어와 수학만 절대평가로 바꿔서는 효<br />

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어·탐구 과목으로<br />

변별 기능이 넘어가면 또다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입을<br />

모았다.<br />

과연 절대평가가 사교육 부담을 줄여줄까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br />

다. 인천 하늘고 심주석 교사는 “수학을 절대평가 한다고 사교육<br />

이 줄까? 등급 경계에 있는 학생들은 분명히 학원을 찾을 것이고,<br />

학교에서는 여전히 시험에 적합한 문제 풀이를 해야 한다. 영어<br />

수학 등 몇 과목만 절대평가 할 것이 아니라 모든 과목을 절대평<br />

가 하거나, 나아가 수능을 자격 고사화하는 방안도 고려해봐야 한<br />

다”고 제안했다.<br />

또 절대평가가 도입되면 대학에서 학생들을 어떻게 선발할지 대<br />

입 체계와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는 것이 토론회 참석자들의 공통<br />

된 의견이었다.<br />

수능 절대평가·자격 고사화,<br />

학생부 신뢰도가 관건<br />

학생들을 성적으로 줄 세우고, 1~2점으로 당락이 결정되는 수능<br />

중심 대입 제도를 비판하며 등장한 것이 수능 절대평가 혹은 자격<br />

고사화다. 자신의 실력이 다른 경쟁자에 의해 평가받는 것이 무한<br />

경쟁을 부추기고, 학습 부담과 함께 지나친 사교육을 유발한 것은<br />

주지의 사실.<br />

수능 절대평가나 자격 고사화를 제안하는 측에서는 수능보다 학<br />

교 공부를 얼마나 충실히 했으며, 자신의 꿈과 진로에 맞는 활동<br />

을 성실히 해왔는지 성장 과정이 기록된 학생부로 평가하는 것이<br />

바람직하다고 말한다.<br />

경기도교육청 진로진학지원센터 김덕년 장학사는 “수능이 쉬워<br />

지고 많은 학생들이 좋은 점수를 받는다면, 통합적 사고력을 측정<br />

한다는 수능의 원래 의미는 퇴색된다. 지금은 쉬운 수능 기조 속<br />

에 아예 절대평가로 가고, 9등급으로 할지 5등급으로 할지 논쟁<br />

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 개<br />

인적으로 절대평가를 넘어 자격 고사화해야 한다고 본다. 등급을<br />

나누는 건 결국 대학의 변별력 때문인데, 수능을 성취 평가로 본<br />

다면 어느 기준 이상이면 통과시켜야 한다. 그다음 선발 기준은<br />

학생부가 되어야 한다. 학생부를 통하면 고교 3년 동안 성장 과정<br />

을 볼 수 있다. 대학은 고등학교가 살아나는 방향으로 정성 평가<br />

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한다.<br />

하지만 대학에서 학생부를 얼마나 신뢰성 있는 자료로 받아들일<br />

지 의문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br />

유 소장은 “수능을 자격 고사화한다면 대학이 어떻게 선발할까<br />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학생부는 절대적인 잣대가 될 수 없다고<br />

본다. 이미 특목고나 전국 단위 자사고(자율형 사립고)가 존재하<br />

고, 이전 정부에서 지역 자사고와 자공고(자율형 공립고) 등 수준<br />

별 고교 체제를 도입했다. 고교 특성에 따라 학력 수준과 역량에<br />

차이가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자격 고사가 실행되려면 고<br />

교가 기본적으로 평준화되었다는 전제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br />

한다.<br />

대전 대성여고 김동춘 교사는 “현 시점에서 수능은 학업 능력 평<br />

가의 의미는 퇴색하고, 현실적인 대입 선발 도구 역할을 할 뿐이<br />

다”라고 봤다. 따라서 수능에 어떤 문제를 내서 그 기능을 확보할<br />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하는데, 이를 구분하지 않고 정부는 학업 능<br />

력 평가로서 수능을 말하고, 대학에서는 변별 도구로서 이야기하<br />

니 평행선을 달린다는 것이다.<br />

절대평가 논의에 앞서 대학이 어떤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해야 하<br />

는지 사회적 합의와 결론이 도출되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br />

126서초.indd 131<br />

2015.2.27 9:20:44 PM

Hooray! Your file is uploaded and ready to be published.

Saved successfully!

Ooh no, something went w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