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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영어 절대평가인가<br />

경기 부천고 허준석 교사는 영어 절대평가가 나온 배경에 대해<br />

“우리나라 영어 교육이 과열됐다. 영어 학습 연령이 점점 낮아지<br />

는 상황이다. 예전 5차 교육과정에서는 영어를 중학교에서 배웠<br />

지만, 영어 학습이 초등학교 3학년까지 내려가면서 자충수가 되<br />

지 않았나 싶다. 영어는 중국어나 스페인어와 같은 제2외국어 가<br />

운데 하나인데, 사회 전반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다 보니 영어가<br />

권력이 되었다. 어떤 방향으로든 혁신할 필요는 있었다”고 설명<br />

한다.<br />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고, 정확성보다 유창성이<br />

필요한 영어를 다른 사람과 비교·평가하는 자체가 무리라는 것.<br />

절대평가 역시 줄 세우기지만, 최소한 남과 비교하지는 않는다.<br />

허 교사는 “과열된 입시부터 바꿔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br />

것이다. 영어를 쉽게 낸다는 차원을 넘어 절대평가가 된다면 상대<br />

평가와 달리 남과 비교에 따른 경쟁이 줄어들 가능성은 충분하다”<br />

고 전망한다. 상위권 학생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 학습 부담이 줄<br />

고, 사교육 시장이 일정 부분 위축되는 효과도 있다는 의견이다.<br />

그럼에도 영어 절대평가 실시에 대한 여론이 호의적이지 못한 것<br />

은 영어를 절대평가 하는 것만으로는 학업 부담과 사교육 증가,<br />

학생들의 과잉 경쟁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보<br />

기 때문이다. 주먹구구식이자 ‘땜질용’이라고 비판받는 이유이기<br />

도 하다.<br />

1318대학진학연구소 유성룡 소장은 “이전 정부가 외국어 영역을<br />

수능에서 제외하고 니트(NEAT)로 대체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실<br />

적인 문제로 좌초되자, 이번에 수능 영어 절대평가를 들고 나왔<br />

다. 현 정부는 교육목표가 무엇인지 불분명하다. 있다면 사교육을<br />

잡겠다는 것 정도다. 수능 과목이 영어만 있는 게 아닌데, 영어를<br />

절대평가 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대학이 이를 어떻게 반영<br />

할지 그에 대한 대책은 논의되었는가. 장기적인 비전과 철학, 로<br />

드 맵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br />

영어 절대평가 실시에 대한 여론이<br />

호의적이지 못한 것은 영어를 절대평가<br />

하는 것만으로는 학업 부담과 사교육 증가,<br />

학생들의 과잉 경쟁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br />

해결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br />

중학생 때 영어를 끝낸다?<br />

교육부는 수능 영어 절대평가 도입이 지나친 점수 경쟁에서 벗어<br />

나, 학생들이 진정한 실력을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학교 영어 교<br />

육이 정상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시<br />

를 앞둔 고교에서는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기대라는 비관<br />

론이 많다.<br />

인천 하늘고 주석훈 교감은 수능 영어 절대평가가 수험생의 부담<br />

을 줄일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다. 주 교감은 “국어·수학·<br />

탐구 영역의 중요성이 커져 고등학교 입학 전 영어를 끝내고 입학<br />

한 뒤에는 국어·수학·탐구 영역에 집중하려는 분위기”라며 “고<br />

등학교에서도 2학년 1학기 이내에 영어를 끝내고, 이후에는 주요<br />

수능 과목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할 가능성이 높다. 또 ‘인 서울’ 대<br />

학에 합격하려면 영어에서 A를 받지 못하면 안 된다는 부담감이<br />

커져 오히려 이중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br />

교육부가 온라인으로 1만1천449명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에서도<br />

학부모, 교사, 대학 관계자들은 영어 절대평가가 불러올 문제점을<br />

우려한다.<br />

영어 절대평가를 정착시키기 위해 어떤 보완책이 필요할지 묻는<br />

설문에 ‘의사소통 중심의 영어 능력을 높일 수 있는 교과서를 개<br />

발하고, 교수·학습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응답이 58.4%로 가<br />

장 많았다.<br />

‘대학에서 영어 논술이나 영어 구술, 면접과 같은 대학별 고사가<br />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대답(50.3%)과 ‘학<br />

습과 사교육 부담이 다른 과목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수능 국어·<br />

수학 영역을 적정한 수준으로 출제해야 한다’는 대답(46.0%)이 뒤<br />

를 이었다.<br />

126서초.indd 130<br />

2015.2.27 9:20:4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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