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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순 - 한국브레히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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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휴머니즘 시대 인간과 기계의 공존 가능성 361<br />

한계를 뛰어넘는 ‘인간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면, 13) 이와 달리 포스트휴머니즘은 휴<br />

머니즘의 이원론을 비판적으로 성찰하여 인간중심적이고 종차별적인 입장을 전복시<br />

키는 데에 주목한다. 즉 포스트휴머니즘은 인간이 다른 존재에 비해 우월하다는 인간<br />

중심주의적 관점은 단순히 자의적으로 만들어진 것에 불과하며, 따라서 계몽주의적<br />

휴머니즘의 인간정체성을 해체하여 ‘새로운 인간상’을 재정립하는 데에 주안점을 둔<br />

다. 포스트휴머니즘은 이를 통해 인간과 인간이 아닌 것, 즉 인간과 기계 사이에 존<br />

재적 차이를 부가했던 휴머니즘의 이원론적 사고틀을 비판적으로 재검토한다.<br />

본고는 다음 장에서 레베카 호른의 퍼포먼스 예술, 키네틱 아트, 영화 등을 구체적<br />

으로 살펴봄으로써 포스트휴머니즘의 논의가 예술적으로 어떻게 형상화되고 있는지<br />

를 탐색해 보고자 한다.<br />

3. 실례분석: 레베카 호른의 작품세계<br />

3.1. 퍼포먼스 예술: ‘유동적 공간’으로서의 신체<br />

레베카 호른의 작품세계는 신체를 이용한 퍼포먼스, 움직이는 기계조각을 이용한<br />

키네틱 아트, 영화, 설치미술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호른은 1970년대부터 본격<br />

적으로 예술 활동을 시작하였는데, 초기에 이루어진 퍼포먼스에서는 주로 깃털, 막대<br />

기, 천 등과 같이 아날로그적 도구들을 이용하여 얼굴, 손, 머리, 어깨 등 신체의 일<br />

부분을 확장하는 신체확장으로 표현되고 있다. 신체의 일부를 보철도구와 결합한 신<br />

체확장 퍼포먼스에서 호른이 추구하고자 하는 바는 근본적으로 외부대상과의 소통이<br />

다. 호른의 퍼포먼스는 언어대신 신체를 통한 소통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때 신체에<br />

연결된 도구들은 외부대상과의 연결 및 접촉을 가능하게 하는 인터페이스로 작용하<br />

13) 포스트휴머니즘과 마찬가지로 트랜스휴머니즘에서도 미래의 새로운 인간상을 ‘포스트휴먼’으로 보<br />

고 있다. 그러나 포스트휴머니즘과 트랜스휴머니즘에서 의미하는 포스트휴먼 개념은 그 성격이 다<br />

르다. 트랜스휴머니즘에서 의미하는 포스트휴먼은 최첨단 과학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슈퍼<br />

휴먼’의 단계에 이를 때까지 인간 종의 한계를 점진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을 말한다. 오늘날 포스트<br />

휴먼 개념은 캐서린 헤일즈가 이미 언급한 것처럼 복수의 개념으로 복잡하게 사용되고 있다. 본고<br />

에서 의미하는 포스트휴먼 개념은 포스트휴머니즘의 관점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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