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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순 - 한국브레히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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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 브레히트와 현대연극<br />

통해 인간신체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다른 보철도구들과 결합되어 언제든지 대체,<br />

확장, 변형될 수 있는 ‘유동적 공간’임을 보여 주고 있다. 또한 그녀는 움직이는 기계<br />

조각을 통해 기계에 섬세한 감정과 영혼을 부여함으로써 ‘인간적인 기계’의 이미지를<br />

부각시키고 있다. 영화 에서는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테이블 기계’를<br />

통해 인간과 기계의 공존의 가능성을 시각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이처럼 호른의 기<br />

계들은 인간다운 특성을 지닌 살아있는 존재로서 부각되고 있다. 호른의 기계들은 그<br />

러나 근대 계몽주의 시대에 범람했던 자동인형들과는 성격이 다르다. 계몽주의 시대<br />

자동인형들이 인간의 형상을 완벽히 모방한 기계인간으로서 인식되었다면, 호른의<br />

기계들은 기계적인 형체를 띠면서 인간다운 특성을 소유한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br />

인 기계로 제시되고 있다.<br />

이를 통해 호른의 기계들은 인간이 기계보다 우월하다는 인간중심적이고 종차별<br />

적인 입장을 고수해온 계몽주의적 휴머니즘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게 한다. 호른의 기<br />

계들은 형식적인 측면에서만 인간과 차이를 보이며, ‘인간다움’이라는 본질적인 측면<br />

에서는 인간과 기계 사이의 차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과 기계 사이의 경<br />

계가 해체되는 지점에서 인간과 기계는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진정한 공생(共生)관계<br />

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본고에서 살펴본 것처럼, 레베카 호른은 퍼포먼스, 키네틱<br />

아트, 영화 등 그녀의 전반적인 예술작품에서 포스트휴머니즘 시대 인간신체의 변화<br />

가능성 및 인간과 기계의 공존의 가능성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오늘날 휴머<br />

니즘에 대한 위기는 우리사회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휴머니즘 이후에 도래할 포<br />

스트휴머니즘의 모습과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로 남아있다. 이런 점에서 레베<br />

카 호른의 예술작품은 앞으로 도래할 포스트휴머니즘의 모습과 미래를 엿볼 수 있게<br />

하는 예술적 구현이라 볼 수 있다.<br />

참고문헌<br />

김향숙: 레베카 호른의 퍼포먼스와 설치에 투영된 양성(androgyne)의 다의적 알레고<br />

리에 관한 연구. 실린 곳: 조형교육 Vol. 33(2009). 99-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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