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은 - 한국브레히트학회

장영은 - 한국브레히트학회 장영은 - 한국브레히트학회

brecht.german.or.kr
von brecht.german.or.kr Mehr von diesem Publisher
02.07.2013 Aufrufe

44 브레히트와 현대연극 수한 성적을 얻었지만 신이 자신에게 화가 났다고 생각하는 아이, 그 아이의 시선은 자신을 보고 있는 독자의 눈길과 만난다. 독자에게 사진도 말을 하도록 시도했던 브 레히트의 방식이 아동을 위한 에서도 드러난다. 특히 도시아이들이 느 끼는 삭막한 현실을 사진의 사실적 이미지를 토대로 작가는 현실에 대한 냉소적 태 도로 성인과 아동 독자 모두에게 말을 건넨다. 여기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집 밖으로 뛰쳐나간다면? 여기에 내가 살고 있다 (너희들은 이 집이 멋있다고 생각하니?) Hier wohnen viele Menschen Wenn alle zur gleichen Zeit aus dem Haus laufen würden? Hier wohne ich. (findet ihr es hier schön?) 32) 이 작품에서 제시하고 있는 70/80년대 독일의 대도시 풍광은 21세기 현재 대도시 의 풍광과 별로 다르지 않다. 폭력적으로 솟아오른 건축물 사이에서 사유의 공간은 아파트 위의 작은 빈 하늘을 비집고 들어갈 수밖에 없다. 작가는 이야기를 재현하거 나 사진을 주입식으로 해설하는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서 독자 개개인이 상상하고 느 32) Ebenda, S.54f.

아동청소년을 위한 브레히트의 문학과 현대적 수용 45 낀 것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대답 없는 질문을 던질 뿐이다. ‘발달된 기계문명 가운데 인간의 삶이 더 나아지고 아름다워졌는가?’라는 의문을 말이다. 브레히트의 아동청소년을 위한 텍스트들에서는 공적인 사회영역과 정치현실을 사 실에 기초하여 사회의 모순과 문제를 제거하고 사회를 개혁하려는 작가의 교육적 의 도가 강조된다. 반면에 아동을 위한 에서는 사적인 개인의 영역에 주 목하여 성장기의 아이들이 느끼는 성인과의 소통단절, 이성문제, 학교생활, 환경문제, 가정의 폭력 등이 다루어진다. 그 가운데 아동의 사회화과정에서 가장 작은 단위의 가정이라는 사회와 주관적 개체로서의 아동의 관계가 중심에 위치한다. 그래서 이 아 동서의 첫 작품으로 아늑한 집, 행복 홀로, 멋지다, 집안 가족 분위기 Trautes Heim, Glück allein, Prima, Familienklima 가 자리한다. 전체 3연 가운데 12행으로 이루어진 제 1연은 다음과 같다: 우리 엄마가 욕한다, 왜냐하면 아기가 종일토록 소리치기 때문이다. 엄마는 욕한다, 왜냐하면 내 오빠가 계속 찡얼거리기 때문이다. 엄마는 욕한다, 왜냐하면 엄마가 내 산수숙제를 도와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엄마는 욕한다, 왜냐하면 온종일 집에 앉아있는 것이 지겹기 때문이다. 오히려 엄마는 오늘 정오에 윈도우쇼핑을 하고 싶었었다. 그런데 오늘도 엄마의 모든 일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우리 엄마가 화가 났다. 그 때문에 엄마가 나한테 고함친다. 그 때문에 엄마는 나의 뺨에 따귀를 때린다. 그 때문에 엄마는 오늘 나를 견딜 수 없다. Meine Mutter schimpft, weil das Baby den ganzen Tag schreit. Sie schimpft, weil mein Bruder dauernd rumquengelt. Sie schimpft, weil sie mir bei den Rechenaufgaben helfen soll. Meine Mutter schimpft, weil sie’s satt hat. den ganzen Tag zu Hause zu sitzen. Sie hätte lieber heute mittag einen Schaufenster- bummel gemacht. Und dann geht ihr heute aber auch alles

44 브레히트와 현대연극<br />

수한 성적을 얻었지만 신이 자신에게 화가 났다고 생각하는 아이, 그 아이의 시선은<br />

자신을 보고 있는 독자의 눈길과 만난다. 독자에게 사진도 말을 하도록 시도했던 브<br />

레히트의 방식이 아동을 위한 에서도 드러난다. 특히 도시아이들이 느<br />

끼는 삭막한 현실을 사진의 사실적 이미지를 토대로 작가는 현실에 대한 냉소적 태<br />

도로 성인과 아동 독자 모두에게 말을 건넨다.<br />

여기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br />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집 밖으로 뛰쳐나간다면?<br />

여기에 내가 살고 있다 (너희들은 이 집이 멋있다고 생각하니?)<br />

Hier wohnen viele Menschen<br />

Wenn alle zur gleichen Zeit aus dem Haus laufen würden?<br />

Hier wohne ich. (findet ihr es hier schön?) 32)<br />

이 작품에서 제시하고 있는 70/80년대 독일의 대도시 풍광은 21세기 현재 대도시<br />

의 풍광과 별로 다르지 않다. 폭력적으로 솟아오른 건축물 사이에서 사유의 공간은<br />

아파트 위의 작은 빈 하늘을 비집고 들어갈 수밖에 없다. 작가는 이야기를 재현하거<br />

나 사진을 주입식으로 해설하는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서 독자 개개인이 상상하고 느<br />

32) Ebenda, S.54f.

Hurra! Ihre Datei wurde hochgeladen und ist bereit für die Veröffentlichung.

Erfolgreich gespeichert!

Leider ist etwas schief gelauf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