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은 - 한국브레히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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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7.2013 Aufrufe

42 브레히트와 현대연극 벌써 또 성적평점 ‘양’을 받았어! Schon wieder ‘ne Vier! 제발 맥주 좀 가져와라! Hol doch endlich Bier! 그렇게 들이 마시지 마라! Sau dich nicht so ein! 그것은 너 혼자 할 수 있어! Das schaffst du allein! 너무 자리를 많이 차지해선 안 되지! Mach dich nicht so breit! 너 지금 시간이 없어! Hab‘ jetzt keine Zeit! 흘려서 얼룩지게 하지 마! Laß das Geklecker! 나를 좀 귀찮게 하지 마! Fall mir nicht auf den Wecker! 문 좀 조용히 닫아라! Mach die Tür leise zu! 나를 좀 조용히 내버려둬! Laß mich in Ruh! 어린이인 것이 달콤할까요? Kindsein ist süß? 어린이인 것은 별로 좋지 않아요! Kindsein ist mies! 29) 특히 이 작품은 브레히트의 아이가 듣는 말 에서 성인들이 강조하던 덕목과는 대 조를 이루면서, 아동에게 명령과 꾸지람이 섞인 성인의 일상 언어세계가 고스란히 ‘브레히트 방식의 언어세탁’을 상기시키면서 규칙적인 운율과 각운의 시어로 바뀌어 표현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아동이 처한 현재의 상황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다. 브레히트의 영향은 종교 매우 우수 라는 시에서도 두드러진다. 브레히트의 사진 시 전쟁교본Kriegsfibel을 연상시키듯, 30) 사진을 배면그림으로 하여 2개의 4행시가 실려 있다. 왼편에는 불편한 얼굴 표정을 지으며 독자를 향해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 는 어린 소년의 사진이 자리한다. 소년의 머리 부분에 시가 인쇄되어 있고 오른 편에 는 절개된 대지 위에 마치 학교인 듯한 5층으로 쌓아올린 견고한 건물이 자리한다. 열린 공간이란 하나도 없다. 이 사진 위에 씌여진 제목 종교 매우 우수 는 종교과목 에서 매우 우수한 성적을 거둔 소년을 암시한다. 그러나 그 소년은 행복한 표정을 짓 고 있지 않다. 그의 머리에는 다음의 시구가 자리한다. 29) Nein-Buch für Kinder, S.36. 30) 브레히트/ 이승진 역: 전쟁교본, 서울 1995.

종교 매우 우수 Religion sehr gut 페터는 다리 하나가 절름발이다. Peter hat’n Hinkebein, 올리버는 안경을 쓴다. Oliver ’ne Brille. 아동청소년을 위한 브레히트의 문학과 현대적 수용 43 내가 곱사등이었다면, Wenn ich einen Buckel hätt’, 그것은 신의 뜻이었을 것이다. wär’ das Gottes Wille. 모든 것을 사랑하는 신은 보고 있다. Alles sieht der liebe Gott. 신은 나에게 화가 났다. Er ist auf mich böse, 내가 몰래 화장실에서 weil ich heimlich auf ’m Klo 유령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Phantom-Heftchen lese. 31) 제 1연의 4행시에서는 아동의 불만족한 현실이 모두 신의 의지라는 사실이 강조 된다. 그리고 제 2연의 ‘사랑하는 신은 모든 것을 보고 있다’라는 첫 번째 시행은 브 레히트 아동시에서 볼 수 있었던 ‘모든 것을 사랑하는 신이 보고 있다’의 단어 배열 만이 바뀐 채 그대로 인용되고 있다. 또한 두 개의 사진과 텍스트는 일상의 진실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사진을 보고 있는 독자에게 사진 속 아동의 말과 생각에 주목하 면서 사진의 이미지와 텍스트의 연관관계를 추론하게끔 한다. 종교과목에서 매우 우 31) Nein-Buch für Kinder, S.54.

42 브레히트와 현대연극<br />

벌써 또 성적평점 ‘양’을 받았어! Schon wieder ‘ne Vier!<br />

제발 맥주 좀 가져와라! Hol doch endlich Bier!<br />

그렇게 들이 마시지 마라! Sau dich nicht so ein!<br />

그것은 너 혼자 할 수 있어! Das schaffst du allein!<br />

너무 자리를 많이 차지해선 안 되지! Mach dich nicht so breit!<br />

너 지금 시간이 없어! Hab‘ jetzt keine Zeit!<br />

흘려서 얼룩지게 하지 마! Laß das Geklecker!<br />

나를 좀 귀찮게 하지 마! Fall mir nicht auf den Wecker!<br />

문 좀 조용히 닫아라! Mach die Tür leise zu!<br />

나를 좀 조용히 내버려둬! Laß mich in Ruh!<br />

어린이인 것이 달콤할까요? Kindsein ist süß?<br />

어린이인 것은 별로 좋지 않아요! Kindsein ist mies! 29)<br />

특히 이 작품은 브레히트의 아이가 듣는 말 에서 성인들이 강조하던 덕목과는 대<br />

조를 이루면서, 아동에게 명령과 꾸지람이 섞인 성인의 일상 언어세계가 고스란히<br />

‘브레히트 방식의 언어세탁’을 상기시키면서 규칙적인 운율과 각운의 시어로 바뀌어<br />

표현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아동이 처한 현재의 상황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다.<br />

브레히트의 영향은 종교 매우 우수 라는 시에서도 두드러진다. 브레히트의 사진<br />

시 전쟁교본Kriegsfibel을 연상시키듯, 30) 사진을 배면그림으로 하여 2개의 4행시가<br />

실려 있다. 왼편에는 불편한 얼굴 표정을 지으며 독자를 향해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br />

는 어린 소년의 사진이 자리한다. 소년의 머리 부분에 시가 인쇄되어 있고 오른 편에<br />

는 절개된 대지 위에 마치 학교인 듯한 5층으로 쌓아올린 견고한 건물이 자리한다.<br />

열린 공간이란 하나도 없다. 이 사진 위에 씌여진 제목 종교 매우 우수 는 종교과목<br />

에서 매우 우수한 성적을 거둔 소년을 암시한다. 그러나 그 소년은 행복한 표정을 짓<br />

고 있지 않다. 그의 머리에는 다음의 시구가 자리한다.<br />

29) Nein-Buch für Kinder, S.36.<br />

30) 브레히트/ 이승진 역: 전쟁교본, 서울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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