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은 - 한국브레히트학회
장영은 - 한국브레히트학회
장영은 - 한국브레히트학회
Sie wollen auch ein ePaper? Erhöhen Sie die Reichweite Ihrer Titel.
YUMPU macht aus Druck-PDFs automatisch weboptimierte ePaper, die Google liebt.
아동청소년을 위한 브레히트의 문학과 현대적 수용 *<br />
1. 들어가는 말<br />
<strong>장영은</strong>(숙명여대)<br />
현대 독일아동청소년문학의 맥을 되짚어보면 “21세기의 괴테” 1)라고 불리는 베르<br />
톨트 브레히트의 중요하면서도 특수한 위치를 감지할 수 있다. 브레히트의 다양한 장<br />
르를 아우르는 방대한 작품들은 그를 특정한 문학범주 안에만 자리매김하는 것을 허<br />
용하지 않지만, 브레히트 문학이 지닌 광대한 스펙트럼과 선각자적인 문학시도들은<br />
다양한 분야에서 그의 위대성을 감지케 한다. 아동청소년문학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br />
니다. 브레히트는 1920년대 아동시 2)를 처음 창작한 3) 이후 만년의 활동시기까지 지<br />
속적으로 문학의 수용자로서 아동과 청소년을 의식하고 이들을 위한 학습극, 아동시<br />
와 산문들을 집필하였다. 4) 문학의 전통과 관련하여 변화된 현실 속에서 기존의 옛<br />
문학적 전통을 사실에 입각하여 새로운 문학으로 대체하려던 그의 시도들은 시 세계<br />
뿐만 아니라 학습극 - 린드버그들의 비행(1930)-이라는 연극장르에서도 문학의 장<br />
* 이 논문은 2010년도 숙명여대 교내연구비 지원에 의하여 연구되었음.<br />
1) 얀 크노프/ 이원양 역: 베르톨트 브레히트, 서울 2007, 222쪽.<br />
2) 이 논문에서는 작가가 의도적으로 수용자인 아동을 염두에 두고 창작한 시문학의 경우, 전통적으<br />
로 전래되어 온 ‘민속적 동시와 동요’와는 구분하기 위하여 ‘Kinderlyrik’를 ‘아동시’로<br />
‘Kinderlied’를 ‘아동가’로 번역한다.<br />
3) 첫 아동시 작은 프리드리히 Der kleine Friedrich(1920년경), 어머니 바임렌Mutter Beimlen<br />
(1925), 누가 군인들 사이로 가는가 Wer will unter die Sodaten(1926/27) 등이 이 시기의 초기<br />
작품들이다.<br />
4) <strong>장영은</strong>: 브레히트의 아동시에 나타난 계몽과 교육의 시학. 실린곳: 브레히트와 현대연극 24집,<br />
2011, 39-61쪽 참조: 세 명의 병사들 Die drei Soldaten, 스벤보르 시편 Svenborger Gedichte,<br />
히르제의 교육 Die Erziehung der Hirse, 헤른부르크 보고서 Herrnburger Bericht, 린드버그들<br />
의 비행 Der Flug der Lindberghs 캘린더이야기 Kalendergeschichten, 상처입은 소크라테스<br />
Der verwundete Sokrates(1949), 연작시 아동의 노래 Kinderlieder(1950) 등이다.
30 브레히트와 현대연극<br />
르개념을 더욱 확대시키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 학습극에서 기계문명의<br />
발달로 말미암은 인간과 기계의 공존 시대를 예고하며, 브레히트 동시대의 새로운 미<br />
디어인 ‘라디오’를 활용함으로써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수용자로서의 청중과 작품의<br />
등장인물들이 함께 참여하고 비판적 사고를 형성하는 학습마당을 선보이고 있는 것<br />
이다. 그리하여 1930년대 당시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던 독일사회, 이데올로<br />
기의 첨예한 대립과 전쟁으로 인한 혼란한 현실상황에서 브레히트는 라디오라는 새<br />
로운 매체에 주목하여 비판적 사유를 가능케 하는, 작가와 아동청소년 독자를 이어주<br />
는 새로운 미적 소통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브레히트의 매체비판적 사유세<br />
계는 더욱 발달된 기술문명의 시대를 맞이하여 지구촌 사람들의 공감과 소통이 더욱<br />
절실해진 현세대에서 자본주의 4.0 시대를 사는 현대 아동청소년에게 더욱 중요하게<br />
작용할 수 있겠다. 그의 매체비판적 사고와 사실에 근거한 현실인식을 일깨우는 문학<br />
적 실천태도는 현사회 안에서 지속가능한 정신적 성장과 자기계발을 향한 미적 요구<br />
로 아동청소년에게 새로운 사유와 토론의 장을 열어 놓고 있기 때문이다.<br />
이를 입증하듯 브레히트의 문학적 실험정신, 비판적 현실인식과 사실에 기초한 문<br />
학적 실천은 60년대 이후 제임스 크뤼스 James Krüss, 페터 학스 Peter Hacks, 한스-<br />
요아힘 겔베르크 Hans-Joachim Gelberg, 수잔네 킬리안 Susanne Kilian 등의 현대 아<br />
동청소년문학작가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며 계승되고, 이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br />
들은 현대 아동청소년독자에게 브레히트의 문학관을 전달하는 중요한 편린으로 기능<br />
한다. 그러나 브레히트의 사유세계에서 문학적 자양분을 취했던 후대의 아동청소년<br />
문학작가들의 브레히트 문학의 수용, 브레히트의 문학세계의 주요구성요소들 중의<br />
하나인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텍스트들’이 국내에서 미흡하게 다루어져 왔다. 그 뿐<br />
만 아니라 지금까지 브레히트의 대표적인 아동시 몇 편에 대한 연구를 제외하고는<br />
아동청소년을 위해 창작된 다양한 브레히트 작품들에 대한 국내외 연구는 극히 제한<br />
적이었으며 좀 더 폭넓고 심도 깊은 연구가 요구되는 것이 현실이다. 5) 이를 가리켜<br />
슈테펜 펠취 Steffen Peltsch는 브레히트의 새롭게 시도된, 아동청소년을 위한 텍스트<br />
들이 현대 독자에게 “너무 현대적 modern” 6)이어서 이해가 쉽지 않았으며, 브레히트<br />
5) Vgl. H. Kaulen, Bertolt Brecht und die Kinderliteratur. Probleme und Fragen aus<br />
modernisierungstheoretischer Sicht, in: R. Wild (Hg.): Gesellschaftliche Modernisierung und Kinder-<br />
und Jugendliteratur, St.Ingbert 1997, S.157-176.
자체가 불편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진단한다.<br />
아동청소년을 위한 브레히트의 문학과 현대적 수용 31<br />
그러므로 이 논문에서는 아동청소년문학연구의 관점에서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br />
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브레히트의 아동청소년을 위한 텍스트들을 살펴보고자<br />
한다. 7) 창작 시기에 따라서 린드버그들의 비행(1930), 아동서 세 명의 병사들<br />
(1932), 8) 헬리를 위한 아동가 Kinderlieder für Helli(1937) 9)를 대상으로 문학적 특<br />
성을 규명하는 동시에, 70년대 이후의 아동청소년문학에서 브레히트의 아동청소년문<br />
학의 수용양상에 주목하고자 한다. 대표적인 수용사례로서 브레히트의 사유세계를<br />
계승한 귄터 슈틸러 Günther Stiller, 수잔네 킬리안 Susanne Kilian, 한스-요아힘 겔베<br />
르크 Hans-Joachim Gelberg가 함께 펴낸 아동을 위한 Nein-Buch für<br />
Kinder(1972)을 선정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독일에서 널리 읽혔던 이 작품은 브레히<br />
트가 도입한 다양한 문학적 실험방식을 상기시키듯 ‘그림과 이야기와 텍스트 Bilder<br />
& Geschichten & Texte’로 구성된 독특한 형식의 “대화책Dialogbuch”으로서 연구관<br />
심을 끈다. 그 연구결과를 토대로 브레히트의 아동청소년 문학세계를 통합적으로 고<br />
찰하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br />
2. ‘은밀한 교육자’ 10)로서의 브레히트와 아동청소년을 위한 문학세계<br />
브레히트가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던 1920년대의 독일사회는 1차 세계대전 이후,<br />
1919년부터 1924년까지 전후의 위기상황을 지나 1929년까지 사회적인 안정을 되찾<br />
6) Steffen Peltsch: Brecht und die Kinderliteraur, in: Hans-Heino Ewers, Maria Lypp, Ulrich<br />
Nassen(Hg.): Kinderliteratur und Moderne, Weinheim 1990, S.230.<br />
7)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진 스벤보르 시편, 헤른부르크 보고서, 아동의 노래(1950)는 제외한다.<br />
8) 이 작품은 그림책으로도 출판되었다. 표현주의 화가 게오르게 그로스 George Grotz의 그림과 함<br />
께 브레히트의 시 14편이 수록되어 있다.<br />
9) 5편의 시가 있다: 그것은 어디로? Wo soll das hin? , 호펠도펠 봅의 이 Hoppeldoppel Wopps<br />
Laus , 도둑과 그의 하인 Der Räuber und sein Knecht , 황제 나폴레옹과 나의 친구, 목수 Der<br />
Kaiser Napoleon und mein Freund, der Zimmermann , 아이가 듣는 말 Was ein Kind gesagt<br />
bekommt<br />
10) Dieter Richter, Jochen Vogt (Hg.): Die heimliche Erzieher. Kinderbücher und politisches Lernen.<br />
Reinbek bei Hamburg 1974.
32 브레히트와 현대연극<br />
기 시작하였으나 이후 1930년부터 촉발된 세계경제위기와 파시즘의 등장으로 더욱<br />
고조된 위기감에 휩싸이게 되었다. 동시에 빠른 산업화과정이 진행되면서 대도시의<br />
발달은 아동의 생활공간과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대도시 아이들의 일상은 자<br />
동차와 상가, 광고와 선거포스터 등이 등장하는 새로운 체험공간으로 채워졌다. 그리<br />
고 아이들은 낯선 외국의 사건 등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이때 그들의 눈과 귀의<br />
기능을 담당해준 영화와 라디오와 같은 새로운 기계와 기술의 발달이 이를 가능케<br />
할 수 있었다. 11) 변화된 사회와 가정 안에서 아동의 유년기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교<br />
육적 담론은 ‘아동의 발견’으로 이어졌으며 ‘시민계급 청소년운동’과 ‘프롤레타리아<br />
계급 청소년운동’으로 확대되기도 하였다. 12)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브레히트의<br />
린드버그의 비행 Der Flug des Lindbergh이 1928년부터 집필되기 시작하여 1929년<br />
독일 바덴바덴 Baden-Baden 실내음악제의 실험적 음악작품의 하나로서 초연되었<br />
다. 13) 브레히트는 1923년 독일의 가정에 도입되기 시작한 라디오방송에 주목한다. 이<br />
학습극은 찰스 린드버그 Charles Lindbergh의 대서양횡단 비행이라는 1927년의 실제<br />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이 작품의 제목은 1930년 ‘린드버그들’로 복수화되면<br />
서 린드버그들의 비행으로 개작되었고, 1949/50년에 린드버그가 히틀러정부에 동<br />
조함으로써, 브레히트는 그의 이름을 삭제하고 대서양비행 Der Ozeanflug이라고<br />
작품명을 바꾸었다. 이 작품의 부제인 ‘소년과 소녀를 위한 라디오학습극 Ein<br />
Radiolehrstück für Knaben und Mädchen’이 암시하듯, 브레히트는 다수의 라디오 청<br />
취자 역시 린드버그와 마찬가지로 기계와 공존할 수밖에 없는 인간들임을 표현하고<br />
있으며, 당시에 한 번도 시도해 본 적이 없는 라디오 매체를 학습목적을 위해서 사용<br />
하고 있다. 특히 브레히트가 학습극의 대상을 청소년으로 설정하는 것은 함의하는 바<br />
가 크다. 브레히트는 성인과 아동청소년을 동격의 개인으로서 동등한 권리를 지닌다<br />
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브레히트 이전의 근대 아동청소년문학에서 나타나는, 아동에<br />
게는 허락되지 않은 성인의 세계와 제한된 삶의 공간이 등장하지 않는다. 성인들의<br />
11) Vgl. Reiner Wild (Hg.): Geschichte der deutschen Kinder- und Jugendliteratur, 3.Aufl., Stuttgart<br />
2008, S.243.<br />
12) Vgl. Reiner Wild, a.a.O., S.244ff.<br />
13) Vgl. Bertolt Brecht: Werke. Große kommentierte Berliner und Frankfurter Ausgabe, Hrsg. v.<br />
Werner Hecht u.a., Frankfurt am M. 1988ff., Bd. 3., S.7-24. 이하 GBA, Bd.-, S,-로 약칭하여 표기함.
아동청소년을 위한 브레히트의 문학과 현대적 수용 33<br />
눈높이에서 아동을 아래로 내려다보는 관점과 태도가 나타나지 않으며, 오히려 성인<br />
과는 다른 관점에서 사실에 접근하는 아동의 이성과 감성의 세계를 높이 평가하며<br />
아동청소년의 판단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아동청소년을 위한 브레히트의 문학은 파<br />
시즘이라는 이데올로기 전쟁에 대한 암울한 예감 속에서 보다 나은 미래의 주인공이<br />
될 아동청소년에게 희망의 미래를 기술하며, 이러한 미래의 세계가 아동청소년에 의<br />
해서 실현될 수 있다는 믿음의 표현체이기도 한 것이다. 14)<br />
이 작품에는 ‘린드버그들, 라디오, 아메리카, 뉴욕 시, 선박, 안개, 논보라, 졸음, 유<br />
럽, 어부들, 음향(물, 모터, 군중)이 등장하며 인간, 자연, 기계의 세계를 대표한다. 전<br />
체 17장의 짧은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단순히 대서양횡단비행에 대한 기술이<br />
아니라 브레히트의 “교육적인 시도 ein pädagogisches Unternehmen” 15)를 함의하며,<br />
청취자가 방송에 참여하는 새로운 형식의 실험정신이 돋보인다. 브레히트는 라디오<br />
라는 매체가 지닌 특수성을 활용하면서 수동적인 자세의 청취자로 하여금 적극적으<br />
로 방송에 참여하도록 하면서, 라디오 예술의 가능성을 확대시킨다. 아울러 인간과<br />
기술의 협동작업을 바탕으로 독자이자 청취자인 브레히트의 동시대인들에게 사회변<br />
혁의 이슈를 전달하며, 이들을 미적 정치적 교육의 학습마당으로 인도하고 있다. 16)<br />
작품의 여덟 번째 장면에서 비행사인 ‘나’는 인간에게 극복되어야 할 대상으로서의<br />
원시성의 자연과 자연정복을 실현하려는 인간의 의지를 극명하게 표현한다. 이때 인<br />
간은 신과 같은 초현실적인 힘은 빌리지 않는다.<br />
그래서 나는 자연에 맞서 싸운다 그리고<br />
스스로 나 자신과 싸운다,<br />
항상 나의 존재와 내가 믿는 어리석음에 맞서서<br />
내가 비행을 하면,<br />
나는 실제 무신론자이다.<br />
Also kämpfe ich gegen die Natur und<br />
14) Vgl. Bettina Kümmerling-Meibauer: Klassiker der Kinder- und Jugendliteratur. in 3 Bdn., Ein<br />
internationales Lexikon, Bd.1, Stuttgart 2004, S.129.<br />
15) GBA, Bd.14, S.8.<br />
16) Vgl. Gerd Koch: Lernen mit Bert Brecht. Bertolt Brechts politisch-kulturelle Pädagogik, Hamburg<br />
1979.
34 브레히트와 현대연극<br />
Gegen mich selber,<br />
Was immer ich bin und welche Dummheiten ich glaube<br />
Wenn ich fliege, bin ich<br />
Ein wirklicher Atheist. 17)<br />
브레히트의 학습극의 열세 번째 장면에서는 모터와 린드버그들과 대화를 통해서<br />
‘우리 둘’이라는 연대의식이 두드러지면서 현실을 변혁하기 위한 부단한 노동현장과<br />
기계와 인간의 서로 분리될 수 없는 ‘현재’의 세계가 강조된다.<br />
모터가 작동하고 있다 (라디오)<br />
린드버그들<br />
지금 더 이상 멀지 않았다. 지금<br />
우리는 아직 서로 정신을 차려야 해<br />
우리 둘이는<br />
너 아직 기름 있지?<br />
휘발유가 충분할 거라고 생각하니?<br />
아직 서늘한 것인가?<br />
너 괜찮은 것이지?<br />
모터가 작동하고 있다 (라디오)<br />
린드버그들<br />
어름이 아주 사라졌어.<br />
너를 짓누르던 어름 말이야.<br />
안개, 안개는 내 일이야.<br />
너는 네 일만 해라<br />
너는 그저 작동만 하면 된다.<br />
DER MOTOR LÄUFT (RADIO)<br />
DIE LINDBERGHS<br />
Jetzt ist es nicht mehr weit. Jetzt<br />
Müssen wir uns noch zusammennehmen<br />
Wir zwei.<br />
Hast du genug Öl?<br />
17) GBA, Bd.14, S.16.
Meinst du, das Benzin reicht dir aus?<br />
Hast du kühl genug?<br />
Geht es dir gut?<br />
DER MOTOR LÄUFT (RADIO)<br />
DIE LINDBERGHS<br />
Das Eis ist schon ganz weg<br />
Das dich bedrückt hat.<br />
Der Nebel, das ist meine Sache.<br />
Du machst deine Arbeit<br />
Du mußt nur laufen.<br />
아동청소년을 위한 브레히트의 문학과 현대적 수용 35<br />
이 대화가 암시하듯, 발달된 기술과 기계문명 속에서 인간은 기계를 동반자로 생<br />
각하는 동시에 인간의 자연정복의 조력자로 생각한다. 기계는 주체적으로 행동하는<br />
자율적 존재는 아니지만 사회에서 ‘동지Kamerad’와 같은 존재로서 인간과 같은 운명<br />
공동체로 기능하는 것이다. 이때 학습극이라는 예술세계는 브레히트 동시대의 사회<br />
적 현대화,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 전이되는 과정을 아동청소년에게 전달하는 동<br />
시에 성인의 권위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한 “해방적 기능 emanzipatorische Funktion” 18)을<br />
수행하고 “사회 혁명의 연습장” 19)을 열어놓는다. 이때 사회주의 사회의 미래 시민을<br />
위한 교육적 의도를 지닌 작가 브레히트는 ‘은밀한 교육자’ 20)로서 역할을 맡고 있는<br />
것이다.<br />
브레히트의 아동청소년에 대한 관심은 첫 ‘아동서 Kinderbuch’인 세 명의 병사들 21)<br />
(1930) 창작으로 이어진다. 이 작품을 가리켜 발터 벤야민 Walter Benjamin은 1933년<br />
게르하르트 숄렘 Gerhard Scholem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브레히트의 대단히 선동적<br />
인 동시에 극히 잘된 작품 ein enorm provokatorisches und gleichzeitig äußerst<br />
geglücktes Werk von Brecht” 22)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모두 14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br />
18) Kaulen, Bertolt Brecht und die Kinderliteratur, S.162.<br />
19) <strong>한국브레히트학회</strong> 편저: 브레히트의 연극세계, 서울 2001, 147쪽<br />
20) Dieter Richter, Jochen Vogt (Hg.): Die heimliche Erzieher. Kinderbücher und politisches Lernen.<br />
Reinbek bei Hamburg 1974.<br />
21) GBA, Bd. 14, S.68-90; 이 작품은 1930년 시도 제 6권에 처음 수록되어 발표되었고, 이후 1932<br />
년 게으르게 그로스의 그림을 삽입하여 그림책으로 선보였다.
36 브레히트와 현대연극<br />
는 이 작품은 1차 세계대전의 상흔을 함의하고 있다. 23) 벨기에와 프랑스의 국경지대<br />
인 플랑드르 지방의 전장에서 세 명의 병사들이 그들의 하사관의 죽음과 전쟁이 끝<br />
난 지도 모른 채 계속 생명체를 총으로 사살한다. 신은 부자들에게 이러한 인간의 궁<br />
핍과 비참한 생활을 보이려 하지 않고, 이 세 병사를 눈에 띄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br />
이 세 병사들이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아이들을 만나는 과장이 전개된다. 10시간도<br />
넘게 열차를 운전하는 소년, 집 없는 사람들 틈에서 굶주리는 열두 명의 아이들을 만<br />
나고, 기계에 손을 다쳤지만 의료보험증이 없어 진료를 못 받는 두 소녀들의 죽음이<br />
세 병사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폭로된다. 그리고 거리에서 세 병사가 만난 어느 소년<br />
이 굶주림에도 기독교인으로서 절대 낯선 사람의 빵을 먹지 않으려 하고 교회를 찾<br />
는 장면이 전개된다. 이때 병사 중 한 사람이 아이에게 질문 한다.<br />
[...] 병사가 물었다: “얘야, 너 배고프니?”<br />
“확실히 그래요”, 재빨리 대답했다.<br />
병사가 말했다: “네가 배가 고프면, 먹거라!”<br />
소년이 말했다: “한 입도 안돼요.”<br />
그 병사가 말했다: “그건 멍청한 거야.”<br />
소년이 병사에게 물었다: “왜요?”<br />
“음식을 만든 사람이 먹기도 해야지.”<br />
소년이 말했다: “그가 누구의<br />
음식을 먹느냐에 달렸죠. 내 몫과 네 몫이 있어요.”<br />
병사가 말했다: “아니다.” [...]<br />
[...] Der Soldat fragte: “Hast du Hunger, Kind?”<br />
“Gewiß doch”. Die Antwort kam geschwind.<br />
Sagte der Soldat: “Wenn du Hunger hast, iß!”<br />
22) GBA, BD.14, Kommentar, S.498.<br />
23) Ebenda, S.68-90; 1 Die drei Soldaten , 2 Die drei Soldaten und die Reichen , 3 Die<br />
Durchsitigen , 4 Die drei Soldaten und der Zugführer , 5 Die drei Soldaten und die<br />
Wohnungsnot , 6 Die drei Soldaten und der Kinderreichtum , 7 Die drei Soldaten und die<br />
Kirche , 8 Die drei soldaten und die Medizin , 9 Die drei soldaten und der Weizen , 10 Die<br />
drei soldaten und die Justiz , 11 Die drei Soldaten und das giftgas , 12 Die drei soldaten und<br />
der liebe Gott , 13 Die drei soldaten und der Klassenkampf , 14 Die drei Soldaten in der Stadt<br />
Moskau
Sagte der Junge: “Keinen Biß.”<br />
Sagte der Soldat: “Das ist dumm.”<br />
Fragte ihn der Junge: “Warum?”<br />
“Wer das Essen kocht, der muß selber auch essen.”<br />
Sagte der Junge: “Kommt drauf an, wessen<br />
Essen er ißt. Es gibt Mein und Dein.”<br />
Sagte der Soldat zu ihm: “Nein.”[...]<br />
아동청소년을 위한 브레히트의 문학과 현대적 수용 37<br />
그러나 세 병사는 굶주린 사람들의 무리를 향해 총구를 겨누게 되고, 이들의 총<br />
앞에서 불쌍한 프롤레타리아계층 아이들의 핍박을 방치했던 신도 예외가 되지 않는<br />
다. 결국 이들의 여정은 모스크바에서 끝을 맺는다. 모스크바의 시민들은 가난 속에<br />
서 사회체제를 비판하고 세 명의 병사들이 저지른 죄를 간과하지 않고 이들을 체포<br />
하여 총살에 처한다. 브레히트는 부자와 가난한 자로 극명하게 나뉘는 자본주의 사회<br />
의 문제와 ‘프롤레타리아 계급 아동’의 노동착취상황과 전후 대도시에서의 비참한 일<br />
상현실을 적시하고 있다. 비록 이 작품은 이러한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집단저항<br />
이나 정치적인 새로운 조직을 부각시키지 않지만, 파시즘과 같은 이데올로기의 등장<br />
과 전근대적 사회로 이행하려는 당시 동시대의 사회분위기에 맞서서 날카로운 사회<br />
비판을 담고 있다. 아울러 병사와 아이들의 대화가 암시하듯 브레히트의 텍스트는 문<br />
학수용자로서의 아동과 성인을 구분 짓지 않으며, 단순한 표현 속에서도 성인과 아동<br />
독자의 능동적인 인식과 현실을 직시하는 이성적 판단이 함께 전제되어 있다. 이러한<br />
브레히트의 언어적 표현은 아동청소년문학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놓았다.<br />
옛것과 새것, 전통과 현대의 상호작용 가운데, 서정시와 드라마 그리고 산문과 관련한 새로<br />
운 아동문학적 언어가 나타난다. 그러므로 브레히트는 아동문학의 표면상 꾸밈없는 소박함<br />
과 단순성에도 불구하고 혁신적인, 고도의 복잡하고 세분된 표현형식의 온전한 스펙트럼을<br />
발달시켰다. 그럼으로써 적어도 부분영역에서는 이 [아동문학]장르의 미적 현대화를 이루는<br />
데 중요하게 기여하였다.<br />
Im Wechselspiel von Altem und Neuem, Tradition und Moderne, entfaltet sich eine neue<br />
kinderliterarische Sprache, die sowohl die Lyrik als auch das Drama und die Erzählprosa<br />
betrifft. So entwickelt Brecht trotz aller scheinbaren Kunstlosigkeit und Simplizität für die<br />
Kinderliteratur ein ganzes Spektrum innovativer, hochgradig komplexer und differenzierter
38 브레히트와 현대연극<br />
Ausdrucksformen und leistet damit zumindest in Teilbereichen einen wichtigen Beitrag zur<br />
ästhetischen Modernisierung des Genres. 24)<br />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세 명의 병사이야기를 운문형식으로 표현하면서도 “다중 시<br />
각의 이야기” 25)와도 같은 대화가 삽입되어 있어서, 끊임없는 시점의 변화로 말미암<br />
아 독자는 관점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받고, 끊임없이 진술의 의미에 대해 ‘왜’라는<br />
의문을 품게 된다.<br />
이러한 브레히트 특유의 언어사용과 이성적 사유에 대한 요구는 1933년 나치를<br />
피해 스웨덴의 스벤보르에 머물면서 브레히트의 아들 슈테판 Stefan과 부인 헬레네<br />
바이겔 Helene Weigel을 위해서 창작된 헬리를 위한 아동가(1937)에서도 찾아진다.<br />
수록된 5편의 시 가운데 아이가 듣는 말 은 이러한 단순하고 간결하며 객관화된 문<br />
체와 언어적 특성이 두드러진다.<br />
아이가 듣는 말<br />
사랑하는 신은 모든 것을 보고 있다.<br />
사람들은 모든 경우를 대비해서 절약한다.<br />
쓸모없는 사람들은 아무 것도 아니다.<br />
담배연기는 두 눈에 나쁘다.<br />
석탄 나르는 일은 팔다리를 튼튼하게 한다.<br />
아름다운 어린 시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br />
사람들은 병과 장애에 대해 웃지 않는다.<br />
너는 어른들 말에 반대해서는 안 된다.<br />
밥상에서 제일 먼저 음식그릇에 손을 대서는 안 된다.<br />
일요일의 산책은 활력을 준다.<br />
노인에게 공손해야 한다.<br />
단것은 몸에 필요치 않다.<br />
감자는 건강한 음식이다.<br />
아이는 입을 다문다.<br />
24) Kaulen, Bertolt Brecht und die Kinderliteratur, S.171.<br />
25) 김정용: 독일 아동․청소년문학과 문학교육, 서울 2011, 21쪽.
Was ein Kind gesagt bekommt<br />
Der liebe Gott sieht alles.<br />
Man spart für den Fall des Falles.<br />
Die werden nichts, die nichts taugen.<br />
Schmökern ist schlecht für die Augen.<br />
Kohlentragen stärkt die Glieder.<br />
Die schöne Kinderzeit, die kommt nicht wieder.<br />
Man lacht nicht über ein Gebrechen.<br />
Du sollst Erwachsenen nicht widersprechen.<br />
Man greift nicht zuerst in die Schüssel bei Tisch.<br />
Sonntagsspaziergang macht frisch.<br />
Zum Alter ist man ehrerbötig.<br />
Süßigkeiten sind für den Körper nicht nötig.<br />
Kartoffeln sind gesund.<br />
Ein Kind hält den Mund. 26)<br />
아동청소년을 위한 브레히트의 문학과 현대적 수용 39<br />
모두 15행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언뜻 보기에는 아이의 일상적 행동, 생활소품<br />
등에 대한 성인의 격언이 주제로서 다루어지는 듯하지만, 동시에 아이들의 행동에 대<br />
해 성인들이 들려주는 일상적 말에 내포된 모순이 드러난다. 아이에게 모든 것을 보<br />
고 있는 신의 존재를 믿도록 하고 성인의 말을 순종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려는 성인<br />
의 의도가 드러난다. 동시에 성인들이 아이를 동격의 인격체로서 생각하지 않고 아이<br />
는 어른의 말에 반대해서는 안 되는 존재임을 강조하는, 동시대 성인들의 권위주의에<br />
대한 비판이 내포되어 있다. ‘아이가 듣는 말’은 실제 현실에서 ‘아이는 입을 다물고<br />
있어야 한다’라는 현실을 표현함으로써 아이의 자유로운 생각과 자율적 태도를 옥죄<br />
려는 기성세대의 통념적 사고가 폭로되는 것이다. 브레히트는 문학을 통해서 아동이<br />
일상생활에서 알아야 할 지식과 덕목을 강조하는 성인의 의도, 그 속에 숨겨진 현실<br />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아동으로 하여금 이성적으로 통찰하도록 하며 동시에 현실<br />
개혁에 대한 아동의 능동적 참여를 자극하고 있다.<br />
26) GBA, Bd. 14, S.361.
40 브레히트와 현대연극<br />
3. 브레히트의 현대적 수용 - 귄터 슈틸러/수잔네 킬리안/한스-요<br />
아힘 겔베르크의 아동을 위한 을 중심으로<br />
브레히트의 아동청소년을 위한 텍스트들은 70년대와 80년대의 독일 아동청소년문<br />
학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놓은 선각자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70년대 이후 젊은<br />
아동청소년문학 작가들은 텔레비전, 비디오, 컴퓨터 등의 새로운 시청각 매체가 아동<br />
청소년의 일상생활 안에 자리하면서 기계에 종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사유를 가능케<br />
하는 문학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이때 문학교육의 현장에서 기성세대와 아동<br />
과의 소통, 아동의 생각과 능동적 참여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 있는 브레히트의<br />
다양한 실험적 문학텍스트에 주목하여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였다. 제임스 크뤼스,<br />
페터 학스, 야노쉬 Jonosch, 수잔네 킬리안 등이 그 대표적인 작가들에 속한다. 이 연<br />
구에서는 문학교육의 매체로서 ‘책’에 주목하여 다양한 형식을 실험한 대표적인 예로<br />
서 슈틸러, 킬리안, 겔베르크가 1972년 함께 작업하여 발표한 아동을 위한 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 작품은 출간 이후 많은 독자들의 반향을 불러일으켰다.<br />
이 아동서를 포함한 ‘벨츠와 겔베르크 프로그램 Belz & Gelberg’으로 출간된 ‘오렌지<br />
색 책’시리즈는 독일 아동청소년문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면서 아동청소년문<br />
학의 수용층과 새로운 기능 확대에 중요하게 기여하였다. 뿐만 아니라 문학교육의 대<br />
표적인 텍스트로서 브레히트의 아동시와 비교되고 자주 교육현장에서 활용되는 작품<br />
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작가들은 아동청소년 독자를 향한 문학 강령을 이미 아동을<br />
위한 의 머리말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br />
자 입을 열고 서로 이야기하자! 어린이는 어른들과 어른들은 어린이들과. 이 책은 이 일에<br />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작업했던 세 어른들은 비판적 어린이들을 위한 아동서적<br />
을 만들고 싶었다. [...]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익숙했던 것과는 다른 종류의 아동서적<br />
이 생겨났다. 비록 손에 쥐어지는 규격이지만 불편한 내용의 책이다. 이 책은 깊은 생각을<br />
요구한다. 깊은 생각은 비판적이게 한다. [...] 어린이들은 이 책이 완성된 접근할 수 없는,<br />
어린이들의 언어로 말하지 않는 ‘예술작품’이라고 느껴서는 안 된다. 그 반대다. 이 책에서<br />
는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매일 몰두하는 것이 언급된다.<br />
Macht den Mund auf und sprecht miteinander! Kinder mit Erwachsenen und Erwachsene mit<br />
Kindern. Dieses Buch kann dabei helfen. Die drei Erwachsen, die daran gearbeitet haben,
아동청소년을 위한 브레히트의 문학과 현대적 수용 41<br />
wollten ein Kinderbuch für kritische Kinder machen. [...] Dabei ergab sich eine andere Sorte<br />
Kinderbuch als die meisten gewohnt sind - zwar im handlichen Format, aber unbequem im<br />
Inhalt. Dieses Buch fordert zum Nachdenen auf, es macht kritisch. [...] Kinder sollen nicht<br />
das Gefül haben, daß dieses Buch ein fertiges, unnahbares ‘Kunstwerk’ ist, das nicht ihre<br />
Sprache spricht. Im Gegenteil - in diesem Buch kommt zur Sprache, was Kinder und<br />
Erwachsene täglich beschäftigt. 27)<br />
이 아동서에는 사진과 그림에 서정시 혹은 이야기 그리고 여러 인물의 관점에서<br />
나누는 대화 등을 삽입하거나 재구성한 54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28) 문학적 자<br />
극을 통해서 아동의 창의적 사고행위를 가능케 하는 기술방식은 아동뿐만 아니라 명<br />
령과 꾸지람을 섞어 말하는 성인에게도 아동의 눈높이에서 성인의 세계를 반성하는<br />
계기를 제공한다.<br />
어린이인 것이 달콤할까요? Kindsein ist süß?<br />
이거 해라! 저거 해라! Tu dies! Tu das!<br />
이건 놔둬라! Und dieses laß!<br />
좀 서둘러라! Beeil dich doch!<br />
두 다리를 올려라! Heb die Füsse hoch!<br />
구부정하게 앉지 마라! Sitz nicht so krumm!<br />
맙소사, 너 멍청하긴! Mein Gott, bist du dumm!<br />
그렇게 꾸역꾸역 먹지 마라! Stopf‘s nicht in dich rein!<br />
그 노래 좀 그만해라! Laß das Singen sein!<br />
넌 지루하다고만 하느냐! Du kannst dich nur mopsen!<br />
껑충거리며 뛰어다니지 마라! Hör auf zu hopsen!<br />
너 때문에 내가 미치겠다! Du machst mich verrückt!<br />
절대 굴복해서는 안 된다! Nie wird sich gebückt!<br />
27) Günther Stiller/S. Kilian/Hans-Joachim Gelberg: Nein-Buch für Kinder, Weinheim 1972, S.4: 이하<br />
Nein-Buch für Kinder, S.-.로 간략히 표기한다.<br />
28) 이 아동서는 수잔네 킬리안이 텍스트를 집필하고 귄터 슈틸러가 책디자인과 그림을 맡았다. 이후<br />
귄터 슈틸러는 제 2권 아동을 위한 STREIT-Buch für Kinder과 3권 아동을 위한<br />
JA-Buch für Kinder을 이르멜라 브렌더Irmel Brender의 텍스트를 수록하여 아동서<br />
시리즈를 발간하였다.
42 브레히트와 현대연극<br />
벌써 또 성적평점 ‘양’을 받았어! Schon wieder ‘ne Vier!<br />
제발 맥주 좀 가져와라! Hol doch endlich Bier!<br />
그렇게 들이 마시지 마라! Sau dich nicht so ein!<br />
그것은 너 혼자 할 수 있어! Das schaffst du allein!<br />
너무 자리를 많이 차지해선 안 되지! Mach dich nicht so breit!<br />
너 지금 시간이 없어! Hab‘ jetzt keine Zeit!<br />
흘려서 얼룩지게 하지 마! Laß das Geklecker!<br />
나를 좀 귀찮게 하지 마! Fall mir nicht auf den Wecker!<br />
문 좀 조용히 닫아라! Mach die Tür leise zu!<br />
나를 좀 조용히 내버려둬! Laß mich in Ruh!<br />
어린이인 것이 달콤할까요? Kindsein ist süß?<br />
어린이인 것은 별로 좋지 않아요! Kindsein ist mies! 29)<br />
특히 이 작품은 브레히트의 아이가 듣는 말 에서 성인들이 강조하던 덕목과는 대<br />
조를 이루면서, 아동에게 명령과 꾸지람이 섞인 성인의 일상 언어세계가 고스란히<br />
‘브레히트 방식의 언어세탁’을 상기시키면서 규칙적인 운율과 각운의 시어로 바뀌어<br />
표현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아동이 처한 현재의 상황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다.<br />
브레히트의 영향은 종교 매우 우수 라는 시에서도 두드러진다. 브레히트의 사진<br />
시 전쟁교본Kriegsfibel을 연상시키듯, 30) 사진을 배면그림으로 하여 2개의 4행시가<br />
실려 있다. 왼편에는 불편한 얼굴 표정을 지으며 독자를 향해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br />
는 어린 소년의 사진이 자리한다. 소년의 머리 부분에 시가 인쇄되어 있고 오른 편에<br />
는 절개된 대지 위에 마치 학교인 듯한 5층으로 쌓아올린 견고한 건물이 자리한다.<br />
열린 공간이란 하나도 없다. 이 사진 위에 씌여진 제목 종교 매우 우수 는 종교과목<br />
에서 매우 우수한 성적을 거둔 소년을 암시한다. 그러나 그 소년은 행복한 표정을 짓<br />
고 있지 않다. 그의 머리에는 다음의 시구가 자리한다.<br />
29) Nein-Buch für Kinder, S.36.<br />
30) 브레히트/ 이승진 역: 전쟁교본, 서울 1995.
종교 매우 우수 Religion sehr gut<br />
페터는 다리 하나가 절름발이다. Peter hat’n Hinkebein,<br />
올리버는 안경을 쓴다. Oliver ’ne Brille.<br />
아동청소년을 위한 브레히트의 문학과 현대적 수용 43<br />
내가 곱사등이었다면, Wenn ich einen Buckel hätt’,<br />
그것은 신의 뜻이었을 것이다. wär’ das Gottes Wille.<br />
모든 것을 사랑하는 신은 보고 있다. Alles sieht der liebe Gott.<br />
신은 나에게 화가 났다. Er ist auf mich böse,<br />
내가 몰래 화장실에서 weil ich heimlich auf ’m Klo<br />
유령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Phantom-Heftchen lese. 31)<br />
제 1연의 4행시에서는 아동의 불만족한 현실이 모두 신의 의지라는 사실이 강조<br />
된다. 그리고 제 2연의 ‘사랑하는 신은 모든 것을 보고 있다’라는 첫 번째 시행은 브<br />
레히트 아동시에서 볼 수 있었던 ‘모든 것을 사랑하는 신이 보고 있다’의 단어 배열<br />
만이 바뀐 채 그대로 인용되고 있다. 또한 두 개의 사진과 텍스트는 일상의 진실을<br />
전달할 뿐만 아니라 사진을 보고 있는 독자에게 사진 속 아동의 말과 생각에 주목하<br />
면서 사진의 이미지와 텍스트의 연관관계를 추론하게끔 한다. 종교과목에서 매우 우<br />
31) Nein-Buch für Kinder, S.54.
44 브레히트와 현대연극<br />
수한 성적을 얻었지만 신이 자신에게 화가 났다고 생각하는 아이, 그 아이의 시선은<br />
자신을 보고 있는 독자의 눈길과 만난다. 독자에게 사진도 말을 하도록 시도했던 브<br />
레히트의 방식이 아동을 위한 에서도 드러난다. 특히 도시아이들이 느<br />
끼는 삭막한 현실을 사진의 사실적 이미지를 토대로 작가는 현실에 대한 냉소적 태<br />
도로 성인과 아동 독자 모두에게 말을 건넨다.<br />
여기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br />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집 밖으로 뛰쳐나간다면?<br />
여기에 내가 살고 있다 (너희들은 이 집이 멋있다고 생각하니?)<br />
Hier wohnen viele Menschen<br />
Wenn alle zur gleichen Zeit aus dem Haus laufen würden?<br />
Hier wohne ich. (findet ihr es hier schön?) 32)<br />
이 작품에서 제시하고 있는 70/80년대 독일의 대도시 풍광은 21세기 현재 대도시<br />
의 풍광과 별로 다르지 않다. 폭력적으로 솟아오른 건축물 사이에서 사유의 공간은<br />
아파트 위의 작은 빈 하늘을 비집고 들어갈 수밖에 없다. 작가는 이야기를 재현하거<br />
나 사진을 주입식으로 해설하는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서 독자 개개인이 상상하고 느<br />
32) Ebenda, S.54f.
아동청소년을 위한 브레히트의 문학과 현대적 수용 45<br />
낀 것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대답 없는 질문을 던질 뿐이다. ‘발달된 기계문명 가운데<br />
인간의 삶이 더 나아지고 아름다워졌는가?’라는 의문을 말이다.<br />
브레히트의 아동청소년을 위한 텍스트들에서는 공적인 사회영역과 정치현실을 사<br />
실에 기초하여 사회의 모순과 문제를 제거하고 사회를 개혁하려는 작가의 교육적 의<br />
도가 강조된다. 반면에 아동을 위한 에서는 사적인 개인의 영역에 주<br />
목하여 성장기의 아이들이 느끼는 성인과의 소통단절, 이성문제, 학교생활, 환경문제,<br />
가정의 폭력 등이 다루어진다. 그 가운데 아동의 사회화과정에서 가장 작은 단위의<br />
가정이라는 사회와 주관적 개체로서의 아동의 관계가 중심에 위치한다. 그래서 이 아<br />
동서의 첫 작품으로 아늑한 집, 행복 홀로, 멋지다, 집안 가족 분위기 Trautes Heim,<br />
Glück allein, Prima, Familienklima 가 자리한다. 전체 3연 가운데 12행으로 이루어진<br />
제 1연은 다음과 같다:<br />
우리 엄마가 욕한다,<br />
왜냐하면 아기가 종일토록 소리치기 때문이다. 엄마는 욕한다, 왜냐하면<br />
내 오빠가 계속 찡얼거리기 때문이다. 엄마는 욕한다, 왜냐하면 엄마가<br />
내 산수숙제를 도와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엄마는<br />
욕한다, 왜냐하면 온종일 집에 앉아있는 것이 지겹기 때문이다.<br />
오히려 엄마는 오늘 정오에 윈도우쇼핑을 하고 싶었었다.<br />
그런데 오늘도 엄마의 모든 일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br />
우리 엄마가 화가 났다.<br />
그 때문에<br />
엄마가 나한테 고함친다.<br />
그 때문에 엄마는 나의 뺨에 따귀를 때린다.<br />
그 때문에 엄마는 오늘 나를 견딜 수 없다.<br />
Meine Mutter schimpft,<br />
weil das Baby den ganzen Tag schreit. Sie schimpft, weil<br />
mein Bruder dauernd rumquengelt. Sie schimpft, weil sie<br />
mir bei den Rechenaufgaben helfen soll. Meine Mutter<br />
schimpft, weil sie’s satt hat. den ganzen Tag zu Hause zu<br />
sitzen. Sie hätte lieber heute mittag einen Schaufenster-<br />
bummel gemacht. Und dann geht ihr heute aber auch alles
46 브레히트와 현대연극<br />
quer. Meine Mutter ist sauer.<br />
schreit sie mich an.<br />
deshalb haut sie mir eine runter,<br />
deshalb kann sie mich heute nicht riechen. 33)<br />
제 1연에서는 가정에서의 ‘나’와 ‘어머니’의 관계 안에서 아이들에게 불만적 태도<br />
를 보이는 어머니의 일상적 태도와 그러한 어머니를 참을 수 없는 ‘나’의 불만이 표<br />
현된다. 제 2연에서는 아버지의 태도도 어머니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제 3연에서 이<br />
러한 부모를 참을 수 없어 하는 ‘나’의 분노가 표출된다. “하지만 나, 나도 화가 난다<br />
Aber ich, ich bin auch sauer” 34)라는 진술은 “그래서 오늘 나는 우리 부모를 참을 수<br />
없다 Dabei kann ich meine Eltern heute nicht riechen” 35)라는 감정으로까지 격앙된다.<br />
기성세대를 대변하는 부모에 대해 보고 느낀 솔직한 감정을 독자에게 고백하는 것이<br />
다. 이 아동서의 54번째 시는 변화Veränderung 라는 제목으로 ‘예! 예! 예!’라고 대<br />
답하던 소년 브루노의 변화를 적시하고 있다. 충실하고 공부 잘 해야 하는 모범생이<br />
되어야 하는 기성세대의 기대감에 맞서서 갑자기 더 이상은 견디다 못해 외친다. ‘아<br />
니오! 아니오! 아니오!’라고 말이다. 36)<br />
4. 맺음말<br />
아동청소년문학연구의 관점에서 연구되지 않거나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브레<br />
히트의 아동청소년을 위한 텍스트들을 - 린드버그들의 비행, 아동서 세 명의 병사<br />
들, 헬리를 위한 아동가에 수록된 시 아이가 듣는 말 - 중심으로 그 문학적 특<br />
성을 규명하여 브레히트 특유의 아동청소년을 위한 문학관을 살펴보았다. 동시에 70<br />
년대 이후, 현대 독일 아동청소년문학 작가들 가운데 귄터 슈틸러, 수잔네 킬리안, 한<br />
스-요아힘 겔베르크가 함께 펴낸 아동을 위한 을 브레히트의 문학의<br />
33) Ebenda, S.5.<br />
34) Ebanda, S.6.<br />
35) Ebenda, S.6<br />
36) Ebenda, S.93.
현대적 수용이라는 관점에서 주목하여 분석하였다.<br />
아동청소년을 위한 브레히트의 문학과 현대적 수용 47<br />
브레히트는 매체비판적 사유세계와 사실에 근거한 새로운 미적 실험 및 문학적 실<br />
천을 통해서 구시대의 이데올로기를 벗어나 기계문명의 시대를 이끌어갈 아동청소년<br />
의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미적 문학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이고자 했다. 그의<br />
이러한 선각자적인 문학세계는 아동청소년문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놓았으며<br />
아동청소년문학 장르의 미적 현대화를 이루는데 크게 공헌하였다. 독일 계몽주의 이<br />
래로 독자적인 장르로서 아동청소년문학은 예술적 자율성과 계몽 및 교육이라는 두<br />
축 사이에 위치하면서 연구가와 문학가들의 관점에 따라서 그 문학적 중심이 이동하<br />
기도 하였다. ‘은밀한 교육자’로서 브레히트가 발표한 아동청소년을 위한 텍스트는<br />
동시대 사회의 모순과 문제를 사실적으로 적시하면서 이를 개혁하려는 정치적 교육<br />
적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이때 사회구성원 가운데 사회의 주변인으로서 희생자로서<br />
의 프롤레타리아계층 아동의 모습이 크게 부각되면서 이들의 현실문제가 적나라하게<br />
기술되고 성인과 아동의 동둥한 인격과 권리가 강조된다. 그리고 브레히트는 단순하<br />
고 간명하며 객관화된 언어적 표현과 다양한 미디어를 사용함으로써 기술된 대상과<br />
주제에 대한 이성적 통찰을 가능케 한다. 그의 텍스트는 다양한 매체에 노출된 현대<br />
사회의 아동청소년으로 하여금 지속가능한 정신적 성장과 자기계발을 향한 합리적<br />
사고와 미적 요구를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아동을 위한 은 브레히트 문학관의 연장선상에서 아동으로 하여금 기존의 모순된 현실을 향<br />
해서 ‘아니오’를 외칠 수 있도록, 창의적 사유를 돕는 문학교육의 실험장이다. 사진과<br />
그림을 텍스트와 합성하거나 다양한 문체의 텍스트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브레히트의<br />
문학관을 계승한 매체실험정신이 돋보인다. 그리고 이 아동서에는 성인과 아동의 능<br />
동적인 참여를 통해서 성인과 아동의 공감적 소통이 가능한 현실변화를 촉구하려는<br />
의도와 이에 대한 문학적 실천 요구가 내포되어 있다.
48 브레히트와 현대연극<br />
참고문헌<br />
1차 문헌:<br />
브레히트/ 이승진 역: 전쟁교본. 서울 1995.<br />
Brecht, Bertolt: Werke. Große kommentierte Berliner und Frankfurter Ausgabe. Hrsg. v.<br />
Werner Hecht u.a. Frankfurt am M. 1988ff. Bd. 3.-14.<br />
Stiller, Günther/Killian, Susanne/ Gelberg, Hans-Joachim: Nein-Buch für Kinder.<br />
Hinterher ist man schlauer. Weinheim 1972; 5.Aufl. 1982.<br />
Brecht, Günther Stiller: Kalendergeschichten. 1967.<br />
2차 문헌:<br />
김정용: 독일 아동․청소년문학과 문학교육. 서울 2011.<br />
얀 크노프/이원양(역): 베르톨트 브레히트. 서울 2007.<br />
<strong>장영은</strong>: 브레히트의 아동시에 나타난 계몽과 교육의 시학. 실린 곳: 브레히트와 현<br />
대연극 24집. 2011, 39-61쪽.<br />
<strong>한국브레히트학회</strong> 편저: 브레히트의 연극세계. 서울 2001.<br />
Doderer, Klaus (Hrsg.): Lexikon der Kinder- und Jugendliteratur. Personen-, Länder- und<br />
Sachartikel zu Geschichte und Gegenwart der Kinder- und Jugendliteratur. 3<br />
Bde. u. Erg.-/Reg.-Bd. Weinheim/Basel 1975-1982.<br />
Ewers, Hans-Heino: Kinder- und Jugendliteratur “zwischen Pädagogik und Dichtung.”<br />
Über die Fragwürdigkeit einer angeblichen Schicksalsfrage. In: H.-H. Ewers u.a.<br />
(Hg.): Kinder- und Jugendforschung 1999/2000. Stuttgart 2000, S.98-114.<br />
Hecht, Werner: Das Prinzip Achtung. Nachdenken über Brechts Beziehungen zu Kindern.<br />
In: Notate 12-1 (1989), S. 8-15.<br />
Kaulen, Heinrich: Brecht parodiert Kinderlyrik. Frühe Gedichte für Kinder aus den<br />
zwanziger Jahren. In: Der Deutschunterricht 46/6(1994), S.26-31.<br />
Kaulen, H.: Bertolt Brecht und die Kinderliteratur. Probleme und Fragen aus<br />
modernisierungstheoretischer Sicht. In: R. Wild (Hg.): Gesellschaftliche<br />
Modernisierung und Kinder- und Jugendliteratur. St. Ingbert 1997, S.157-176.
아동청소년을 위한 브레히트의 문학과 현대적 수용 49<br />
Kliewer, Heinz-Jürgen: Deutsche Kinderlyrik des 20. Jahrhunderts zwischen Pädagogik<br />
und Ästhetik. In: Ewers, Hans-Heino/Lypp, Maria/ Nassen, Ulrich (Hrsg.):<br />
Kinderliteratur und Moderne. Weinheim / München 1990. 39-54.<br />
Koch, Gerd: Lernen mit Bert Brecht. Bertolt Brechts politisch-kulturelle Pädagogik.<br />
Hamberg 1979.<br />
Nickel-Bacon, Irmgard: Lesekindheiten im historischen Wandel. Weinheim 2006.<br />
Peltsch, Steffen: Brecht und die Kinderliteratur. In: H.-H. Ewers/M. Lypp/U. Nassen<br />
(Hg.): Kinderliteratur und Moderne. Weinheim 1990, S.221-230.<br />
Schulz, Gudrun: Kinder im Dialog mit Brechts Kindergedichten. In: Wilfried Bütow,<br />
Hartmut Jonas, Gudrun Schulz (Hg.): Juge Leser und Brecht. Berlin 1987,<br />
S.21-53.<br />
Wild, Reiner (Hrsg.): Geschichte der deutschen Kinder- und Jugendliteratur. Stuttgart<br />
1990.<br />
Zusammenfassung<br />
Brechts Literatur für Kinder und Jugendliche und ihre gegenwärtige Rezeption<br />
Chang, Young-Eun (Sookmyung Frauen Uni)<br />
Der vorliegende Aufsatz befaßt sich mit der Analyse von Bertolt Brechts Literatur<br />
fuer Kinder und Jugendliche und ihrer gegenwärtigen Rezeption. Dabei wurden Brechts<br />
‘Der Flug der Lindberghs’(1930), das ‘Radiolehrstück für Knaben und Mädchen’, das<br />
Kinderbuch ‘Die drei Soldaten’(1932) und die ‘Kinderlieder für Helli’ (1937)<br />
herangezogen und interpretiert. Berücksichtigt man die Geschichte der Kinder- und
50 브레히트와 현대연극<br />
Jugendliteratur, so wurden seit 1920 Großstadtkinder und deren Alltagsleben im Prozeß<br />
der gesellschaftlichen Modernisierung von den Kinder- und Jugendliteraten unter die<br />
Lupe genommen. Innerhalb der deutschsprachigen Kinder- und Jugendliteratur nimmt<br />
Brechts Literatur für Kinder und Jugendliche eine wichtige spezifische Stellung ein.<br />
Ausgehend von seiner Medienrezeption etwa in Bezug auf das Radio und seinen<br />
vielfältigen literarischen Experimenten ermöglichte Brecht den Kindern medienkritische<br />
Haltungen und aktive gedankliche Mitwirkung an den gesellschaftlichen Veränderungen<br />
im herannahenden technischen Zeitalter. Vor dem Hintergrund der gesellschaftlichen<br />
Probleme von proletarischen Kindern ist Brechts politischer und ästhetischer Entwurf<br />
einer zukünftigen Gesellschaft zu verstehen, für die die Kinder politisch und ästhetisch<br />
erzogen werden sollen. Brecht, wie viele andere Kinderliteraten ein "heimlicher<br />
Erzieher", greift in der Kinderliteratur bisher ausgeschlossene Themen wie Armut, das<br />
Elend armer Kinder und soziale Außenseiter auf und stellt zugleich die zeitgenössische<br />
Wirklichkeit dar. Seine kinderliterarische Welt ist ein "Zusammenspiel von<br />
Kinderdichtung und Erwachsenenliteratur" und "ein Wechselspiel von Altem und<br />
Neuem". Brecht übte großen Einfluß auf Schriftsteller wie James Krüss, Peter Hacks,<br />
Susanne Kilian, Josef Guggenmos u.a. aus. Seine Werke wurden vielseitig rezipiert<br />
und aufgearbeitet. Anhand einer vergleichenden Analyse des "Nein-Buch für Kinder"<br />
von Günther Stiller/Susanne Kilian/ Hans-Joachim Gelberg mit Brechts<br />
kinderliterarischen Werken wird dargelegt, inwieweit Brechts Kindertexte bis heute<br />
einen wichtigen ästhetischen Beitrag zur Kinderliteratur leisten.<br />
Keyword<br />
(한글/독일어)<br />
베르톨트 브레히트<br />
Bertolt Brecht<br />
독일아동청소년문학<br />
Deutsche Kinder- und Jugendliteratur<br />
⋅필자 E-Mail: changye@sm.ac.kr (<strong>장영은</strong>)<br />
S. 킬리안<br />
Susanne Kilian<br />
아동을 위한 아니오-책<br />
Nein-Buch für Kinder<br />
⋅투고일: 2011년 12월 30일/ 심사일: 2012년 1월 14일/ 심사완료일: 2012년 1월 31일